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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2일조회 0

경영 판단의 실패와 배임은 어디서 갈리나

회사 대표가 거래처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가 배임으로 고소당합니다. 아파트를 팔기로 하고 중도금까지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팔았다가 기소되기도 합니다. 배임은 남의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를 어겨 손해를 입혔을 때 성립하는 죄인데, 정작 어려운 것은 그 경계입니다. 경영을 하다 실패한 것과 임무를 어긴 것은 결과만 보면 똑같이 회사가 손해를 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배임죄를 읽는 열쇠는 결과가 아니라 판단의 과정에 있습니다.

배임죄는 무엇을 요건으로 하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이것이 형법 제355조 제2항이 정한 배임죄입니다. 요건이 네 겹입니다. 신분, 임무위배, 이익의 취득, 손해입니다. 이 가운데 하나만 무너져도 죄가 되지 않으므로, 방어는 늘 어느 겹을 칠 것인지를 고르는 데서 시작합니다.

구분내용
배임형법 제355조 제2항입니다.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업무상배임형법 제356조입니다. 업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저지른 경우로,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
특경법 가중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법정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누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가

신임 관계에 따라 남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그 사무의 본질인 사람을 말합니다. 회사 임원, 조합의 이사, 위임을 받은 대리인이 전형입니다.

반대로 단순히 계약상 의무를 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매매계약의 매도인이 대금을 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사무입니다. 남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구분이 뒤에 나올 이중매매 문제의 뿌리가 됩니다.

이 요건은 생각보다 자주 걸립니다. 고소장에 배임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상대가 계약을 지키지 않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약속을 어긴 것과 남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다가 배신한 것은 다릅니다. 이 지점 하나로 사건이 통째로 정리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임무를 어겼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법령이나 계약, 신의칙에 비추어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흔한 오해가 나옵니다. 결과가 나빴으니 임무를 어긴 것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판단은 그 당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결정할 때 알 수 있었던 정보와 통상 밟아야 했던 절차를 놓고 보는 것이지, 나중에 드러난 사정을 끌어와 거꾸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무너져 손실이 났다는 사실 자체는 임무위배의 증거가 아닙니다.

손해는 꼭 현실로 생겨야 하나

아닙니다. 손해에는 현실적으로 발생한 손해뿐 아니라 손해가 생길 위험을 만든 것까지 들어갑니다.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
배임죄의 손해는 돈이 실제로 빠져나간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재산을 잃을 위험이 현실적으로 생긴 것만으로도 손해로 봅니다.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상대에게 대출을 해 준 경우, 아직 한 푼도 떼이지 않았더라도 그 시점에 이미 손해가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이 판단은 형식이 아니라 경제적 실질로 합니다. 겉으로는 위험해 보여도 담보가 충분히 잡혀 있어 실제로 재산을 잃을 위험이 없었다면 손해가 없다고 봅니다. 손해가 없으면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담보 평가와 회수 가능성을 다투는 일이 실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경영 판단의 실패와 배임은 어디서 갈리나

기업 경영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위험을 감수한 결정을 결과가 나빴다는 이유로 모두 처벌하면 아무도 결정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판례는 합리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 판단했다면 결과가 나빠도 배임이 아니라고 보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인정합니다.

확인할 것
·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실제로 모았는가, 그 흔적이 남아 있는가
· 이사회 결의나 내부 검토 같은 절차를 밟았는가
· 본인이나 특수관계인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은가
· 회사의 이익을 위한 판단이라는 점을 문서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같은 상황에서 다른 임원이라면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반대로 이 보호가 깨지는 경우도 정해져 있습니다. 본인이나 특수관계인의 이익을 위한 거래, 이사회 결의 같은 절차를 건너뛴 거래, 처음부터 회수가 불가능한 것이 명백한 대출이 그렇습니다. 계열사 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원하는 그 회사에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룹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이중매매는 왜 부동산에만 남았나

부동산 매도인이 중도금을 받은 뒤 다른 사람에게 팔아 등기를 넘기면 배임죄가 됩니다. 중도금을 받은 시점부터 매도인이 매수인의 등기 협력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계약금만 받은 단계는 다릅니다. 민법 제565조에 따라 아직 해약금으로 계약을 풀 수 있는 상태여서 배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슷해 보이는 다른 유형들은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차례차례 배임이 아니라고 정리했습니다. 이유는 같습니다. 그 의무가 남의 사무가 아니라 자기 사무라는 것입니다.

  • 부동산 이중매매는 중도금을 받은 뒤라면 배임이 됩니다.
  • 계약금만 받은 단계의 이중매매는 배임이 아닙니다.
  • 동산의 이중매매는 배임이 아닙니다.
  • 동산 양도담보를 설정한 채무자가 담보물을 처분한 것도 배임이 아닙니다.
  • 부동산에 이중으로 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도 배임이 아닙니다.

횡령과 배임은 어떻게 나누나

가른 기준은 대상입니다. 맡아 둔 재물을 가져갔으면 횡령이고, 재물이 아닌 재산상 이익을 얻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입혔으면 배임입니다. 회사 계좌에서 돈을 빼 썼다면 횡령, 회사 이름으로 회사에 불리한 보증을 서 주었다면 배임입니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두 죄가 나란히 검토되는 일이 잦습니다. 어느 쪽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다툼의 축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죄명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구별이 애매한 대표적인 예가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끌어 쓴 경우입니다. 돈 자체를 가져갔다고 보면 횡령이고, 회수가 어려운 조건으로 빌려준 행위에 초점을 맞추면 배임이 됩니다. 같은 사실을 놓고도 어느 쪽을 문제 삼느냐에 따라 증명해야 할 것이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무엇을 다투나

고의도 요건입니다. 임무를 어긴다는 인식, 손해가 생긴다는 인식, 그리고 이익을 얻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회사를 위한 일이라고 믿고 한 행위라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마음속 사정이므로 정황으로 추단되는데, 개인적 이익의 존재와 절차 회피, 은폐 시도가 대표적인 정황입니다.

형의 상한을 가르는 이득액 산정도 큰 싸움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득액은 실제로 손에 쥔 돈이 아니라 임무위배로 생긴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고, 이를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특경법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5억 원이라는 선 하나로 법정형이 달라지기 때문에 산정 방식을 검증하는 일이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실제 대응은 순서를 밟습니다.

  1.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집니다.
  2. 임무위배라고 지목된 행위가 무엇인지 특정하게 합니다.
  3. 그 시점에 손해나 손해의 위험이 있었는지를 다툽니다.
  4. 경영판단이었다는 점을 당시 자료로 보여 줍니다.
  5. 이득액 산정 방식을 검증해 특경법 적용을 다툽니다.

경영판단을 주장하려면 그때 만든 서류가 있어야 합니다. 이사회 의사록, 내부 검토 보고서, 외부 자문 기록이 그것입니다. 사건이 터진 뒤에 만든 설명은 힘이 없습니다.

주의
배임으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에서 무혐의를 받아도 상법 제399조에 따른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은 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민사 쪽 요건이 더 느슨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형사에서 유죄가 나면 민사에서는 사실상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정리

배임은 남의 재산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이 본질인 사무를 맡은 사람이 임무를 어겨 손해나 손해의 위험을 만든 때 성립합니다. 판단의 기준 시점은 결정을 내린 그때입니다. 합리적인 정보를 모으고 절차를 밟아 회사의 이익을 위해 결정했다면 결과가 나빠도 경영판단으로 보호됩니다.

이중매매는 부동산에서 중도금을 받은 뒤의 처분만 배임으로 남았고, 동산 이중매매와 동산 양도담보물 처분, 부동산 이중저당은 배임이 아닙니다. 재물이면 횡령, 이익이면 배임으로 갈리며, 어느 요건을 겨냥해 다툴지와 이득액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결국 결과를 정합니다.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참조 조문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제359조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상법 제382조의3, 제398조, 제399조 · 민법 제565조, 제681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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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회사에 손해가 났으면 무조건 배임인가요?

아닙니다. 결과의 손해가 아니라 판단 과정의 임무위배가 요건입니다. 합리적 정보와 절차를 거쳐 회사 이익을 위해 판단했다면 경영판단의 원칙으로 보호됩니다.

계약금만 받고 다른 사람에게 팔았는데 배임인가요?

계약금 단계의 이중매매는 배임이 아닙니다. 중도금을 받은 뒤부터 매도인이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므로 그 이후의 이중매매가 배임입니다.

횡령과 배임 중 어느 쪽으로 고소해야 하나요?

맡아 둔 재물에 손을 댔으면 횡령이고, 재물이 아닌 이익을 취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끼쳤으면 배임입니다. 두 죄가 나란히 검토될 때가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해 죄명을 정합니다.

이사회 결의를 거쳤으면 배임이 안 되나요?

절차를 거친 것은 경영판단의 중요한 근거이지만 결의 자체가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명백히 회수 불가능한 거래였다면 보호되지 않습니다. 절차와 실질을 함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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