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뒤에 형사조정에 회부되었다는 통지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판도 아니고 당사자끼리 하는 합의도 아닌 절차라서, 나가야 하는지부터 막막합니다.
형사조정은 검찰 단계에서 피해자와 피의자가 조정위원 앞에서 분쟁을 정리하는 제도입니다. 조정이 처분을 직접 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처분의 방향은 크게 바뀝니다.
형사조정은 무엇을 하는 절차인가
형사조정은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을 형사조정위원회에 회부해 당사자 사이의 합의를 시도하게 하는 절차입니다.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가 근거입니다.
검사가 직접 조정하지는 않습니다.
조정위원은 변호사와 교수, 해당 분야를 아는 지역 전문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됩니다. 검사는 회부와 결과 확인을 맡고, 실제 대화는 조정위원이 진행합니다. 그래서 수사관 앞에서 하는 조사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름에 형사가 붙어 있지만 다루는 것은 당사자 사이의 분쟁 해결입니다. 유무죄를 가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형사조정
검사가 피의자와 피해자 사이의 형사분쟁을 공정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수사 중인 사건을 형사조정에 회부하는 제도입니다. 민사 조정과 달리 검찰 절차 안에서 이루어지고, 결과가 그대로 사건 처분의 자료가 됩니다.
어떤 사건이 회부되고 어떤 사건이 빠지는가
중심은 피해 회복이 가능한 사건입니다. 사기와 횡령, 배임의 고소 사건, 소액의 재산 분쟁이 전형입니다.
개인 사이의 명예훼손과 모욕, 폭행과 상해처럼 감정 대립이 원인인 사건도 자주 회부됩니다. 의료 분쟁이나 지식재산 분쟁도 들어옵니다. 조정의 힘은 돈이나 사과로 회복되는 손해에서 가장 크게 나옵니다.
반대로 조정에 시간을 쓸 수 없는 사건은 빠집니다.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사건,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한 사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안이 중대해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끝낼 성질이 아닌 사건도 마찬가지이고, 성폭력 사건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닙니다.
| 구분 | 내용 |
|---|---|
| 주로 회부되는 사건 | 사기, 횡령, 배임 등 재산 범죄의 고소 사건과 소액 재산 분쟁 |
| 함께 회부되는 사건 | 개인 간 명예훼손과 모욕, 폭행과 상해, 의료 및 지식재산 분쟁 |
| 제외되는 사건 |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한 경우 |
| 원칙적 제외 | 사안이 중대해 조정으로 끝낼 수 없는 사건, 성폭력 사건 |
누가 신청하고 언제 회부되는가
회부 여부를 정하는 사람은 검사입니다. 당사자가 신청할 수도 있고 검사가 직권으로 회부할 수도 있습니다.
고소장을 낼 때 조정을 원한다는 뜻을 적어 두면 그 의사가 반영되고, 조사 단계에서 수사관에게 요청해도 됩니다.
신청했다고 반드시 회부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가 사건의 성질과 진행 정도를 보고 정합니다.
반대로 조정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 뜻도 일찍 밝혀 두는 편이 낫습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어차피 불성립으로 정리되지만, 미리 알리면 기일이 헛돌지 않습니다.
회부가 되어도 양쪽이 모두 동의해야 진행됩니다. 한쪽이 거부하면 회부되지 않습니다. 이미 시작된 뒤라면 그대로 불성립으로 끝납니다.
동의는 언제든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일단 나가서 이야기를 들어 본 뒤에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조정기일에는 무엇을 하는가
조정기일에는 당사자가 출석합니다. 조정위원의 진행에 따라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입니다. 보통 1회에서 3회 안에 끝납니다.
대리인이 대신 나갈 수 있고, 변호인이 함께 앉을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나가기 어려우면 위임장으로 대리하면 됩니다.
- 검사가 사건을 형사조정위원회에 회부합니다.
- 양쪽에 조정 의사를 확인하고 기일을 지정합니다.
- 조정기일에 조정위원의 진행으로 조건을 좁힙니다.
- 합의가 되면 조정조서를 작성하고, 되지 않으면 불성립으로 종결합니다.
- 결과가 검사에게 보고되어 사건 처분의 자료가 됩니다.
조정 과정은 비공개입니다. 조정에서 한 진술은 이후 형사절차에서 불리한 증거로 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상대가 조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단서로 따로 증거를 모으는 것까지 막지는 않습니다. 말의 범위는 조절해야 합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합의한 내용을 조정조서에 적고 당사자가 서명합니다. 검사는 그 결과를 참작해 사건을 처분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기소유예가 나오는 통로가 이것입니다. 피해가 회복되고 고소가 취소되면 불기소 처분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집니다.
반의사불벌죄라면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습니다. 고소의 취소는 형사소송법 제232조가 정한 시기 안에 해야 합니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조정조서에는 민사 재판상 화해와 같은 집행력이 없습니다. 상대가 합의금을 주지 않아도 그 조서만으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민사소송을 따로 해야 합니다.
주의
돈을 받기 전에 서명부터 하지 마십시오. 조정조서는 집행권원이 아니므로, 지급을 확인한 뒤에 서명하거나 공정증서를 따로 작성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자리에서의 즉시 이행입니다.
불성립하면 불이익이 있는가
사건은 원래의 절차로 돌아가고 검사가 통상의 수사를 이어 갑니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사정 자체를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범죄피해자 보호법의 태도입니다.
그러나 남는 것이 있습니다.
피해 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는 처분과 양형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형법 제51조는 범행 후의 정황을 양형의 조건으로 들고 있습니다. 조정에 성실하게 임한 태도, 제시한 조건, 사과의 내용은 모두 기록에 남아 뒤에 쓰입니다.
기록에 남는다는 말은 양쪽 모두에게 해당합니다. 근거 없이 과도한 금액을 고집한 사정도 마찬가지로 남습니다.
그래서 불성립이 예상되더라도 합리적인 제안은 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성립한 조정은 이후 재판으로 가더라도 양형 자료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와 고소인은 각각 무엇을 따져야 하는가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면, 피의자에게 조정은 불기소나 감경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입니다. 재판보다 비용도 시간도 적게 듭니다.
혐의를 다투는 입장이라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조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인정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여하되 사실관계는 다툰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고소인 쪽은 목적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형사처벌보다 피해 회복이 목적이라면 조정이 유리합니다.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배상은 별도의 민사소송을 거쳐야 받기 때문입니다.
합의금 액수는 피해액과 처벌 가능성을 보고 정해집니다. 지나친 요구는 불성립으로 이어집니다.
당사자끼리 한 합의는 형식이 자유롭지만 검사의 확인을 거치지 않습니다. 조정은 검찰 절차 안에서 이루어져 처분에 바로 반영된다는 점이 다르고, 조정 중에 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서를 조서에 반영하면 됩니다.
나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하는가
회부부터 종결까지는 대체로 한 달 안팎이 걸립니다. 절차 자체에 드는 비용은 없습니다. 대리인 비용만 각자 부담합니다.
그 기간에는 수사가 사실상 멈춥니다. 사건 처리가 그만큼 늦어진다는 뜻입니다.
조정기일 전에 정리할 것
· 피해액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계산 근거
· 지급할 수 있는 금액과 기한, 분할 여부
·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 금전 외의 조건
· 고소 취소와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시점
· 지급 확인 방법, 즉시 이행인지 공정증서인지
조정기일에 숫자를 처음 꺼내면 진행이 어렵습니다. 조정위원은 양쪽의 조건을 좁히는 역할을 하지 액수를 정해 주지 않습니다.
경찰 단계에는 별도의 형사조정 제도가 없습니다. 대신 회복적 경찰활동으로 대화 모임을 운영하고, 여기서 합의하면 송치 의견에 반영됩니다. 목적은 같고 근거가 다른 절차입니다.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는 큽니다.
정리
형사조정은 검사가 회부하는 검찰 단계의 합의 절차이고, 양쪽이 동의해야 진행됩니다. 대상은 피해 회복이 가능한 사건이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빠집니다. 성립하면 조정조서가 처분에 반영되어 불기소나 감경으로 이어지고, 반의사불벌죄라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납니다.
조서에 집행력은 없으므로 지급을 확인한 뒤에 서명해야 합니다. 불성립했다는 사정 자체가 불이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해 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는 처분과 양형에 그대로 남습니다.
경찰 단계라면 회복적 경찰활동의 대화 모임이 비슷한 역할을 하고, 그 결과는 송치 의견에 반영됩니다.
참조 조문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 제42조, 제43조, 제44조, 제45조, 제46조 · 범죄피해자 보호법 시행령 제46조, 제47조, 제48조 · 형사소송법 제247조, 제232조 · 형법 제51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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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형사조정에 꼭 나가야 하나요?
의무는 아니며 거부해도 불이익은 없습니다. 다만 피해 회복 노력을 보일 기회이므로 출석해 이야기를 듣고 판단하는 것이 대체로 유리합니다.
조정에서 한 말이 나중에 불리하게 쓰이나요?
조정 과정의 진술은 이후 형사절차에서 불리한 증거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실관계를 넓게 인정하는 말은 삼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검사가 조정 결과를 참작해 처분하므로 불기소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자동 종결은 아닙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납니다.
합의금을 안 주면 어떻게 하나요?
조정조서에는 집행력이 없으므로 민사소송으로 청구해야 합니다. 조정기일에 지급을 확인한 뒤 서명하거나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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