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치고 잡아당긴 정도였는데 상대가 진단서를 끊어 왔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순간 죄명이 폭행에서 상해로 바뀌고, 합의를 해도 사건이 끝나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두 죄는 법정형이 다르고 반의사불벌죄인지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정리되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그런데 경계를 만드는 것은 종이 한 장이 아닙니다. 무엇이 두 죄를 가르고 진단서가 실제로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두 죄는 어디에서 갈리나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이고, 상해는 신체의 생리적 기능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행위가 아니라 결과가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동작이라도 상대에게 남은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죄명이 달라집니다.
| 구분 | 폭행 | 상해 |
|---|---|---|
| 행위 | 사람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한 것 | 신체의 생리적 기능을 훼손한 것 |
| 조문 | 형법 제260조 | 형법 제257조 |
| 법정형 |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
| 반의사불벌 |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 해당하지 않습니다 |
| 합의의 효과 | 사건이 그대로 종결됩니다 | 양형에 반영되는 사정이 됩니다 |
실무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은 반의사불벌 여부입니다. 폭행이라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그것으로 사건이 끝납니다. 상해는 그렇지 않아서 합의를 해도 절차는 계속됩니다. 죄명 하나에 사건의 성격이 통째로 달라지는 셈입니다.
죄명은 처음부터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고 단계에서는 폭행으로 접수되었다가 진단서가 제출되면서 상해로 바뀌기도 하고, 반대로 수사 과정에서 상해가 부정되어 폭행으로 정리되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라야 상해인가
판례는 신체의 완전성이 훼손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가 생긴 상태를 상해로 봅니다. 외상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처의 크기보다 몸이 제 기능을 했는지를 먼저 봅니다.
상해
신체의 완전성이 훼손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가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외상이 없어도 인정될 수 있고, 반대로 외상이 있어도 극히 경미하면 상해로 보지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정도의 멍이나 긁힘은 상해로 보지 않은 판례가 있고, 치료 없이 자연히 낫는 정도인지가 그 기준이 됩니다. 진단서에 전치 2주가 적혀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상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서류가 아니라 실제 상태입니다.
결국 정도의 문제입니다. 같은 부위에 비슷한 멍이 남았더라도 치료가 필요했는지, 일상에 지장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진단서는 얼마나 무거운가
진단서는 참고 자료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법원은 진단의 근거와 발급 경위를 함께 검토하고, 환자의 호소만으로 작성된 진단서는 신빙성을 낮게 평가합니다. 병명과 부위, 치료 기간 옆에 적힌 소견란에 객관적 검사 결과가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발급 시점도 무게를 바꿉니다. 사건 직후에 받은 진단서와 며칠 지나 받은 진단서는 다르게 평가되고, 시간이 벌어질수록 인과관계가 다투어집니다. 사건 당일의 사진이 함께 있으면 그만큼 보강이 됩니다.
환자가 요청하면 호소 증상에 따라 2주짜리 진단서는 비교적 쉽게 발급됩니다. 그 관행을 법원도 알고 있어서 2주 진단서를 그 자체로 무겁게 보지는 않습니다. 반면 3주 이상이거나 골절과 봉합처럼 객관적 처치가 남아 있으면 평가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적힌 숫자보다 처치의 내용이 먼저 읽힙니다.
진단서는 어떻게 다투나
근거를 확인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 병원의 진료 기록을 확보해 진단이 무엇에 기초했는지를 봅니다. 법원을 통한 사실조회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염좌나 타박상처럼 주관적 호소에 기댄 진단인지, 영상 검사 결과가 있는지를 구분합니다.
- 필요하면 감정을 신청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의 의견을 받습니다.
- 상해가 있더라도 그 행위로 생긴 것인지를 따집니다. 기존 질환이나 다른 사고와 겹치면 이 부분이 쟁점이 됩니다.
행위의 정도와 결과가 어울리는지도 봅니다. 밀친 정도로 골절이 생겼다면 그 사이를 메울 설명이 필요하고, 영상과 목격자 진술이 그 설명의 자리를 대신합니다.
다투는 데 시간을 들이는 것이 늘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진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진단의 근거가 분명하다면, 그때부터는 다툼보다 수습이 빠릅니다. 근거가 약한 부분과 분명한 부분을 갈라 놓아야 어디에 힘을 쓸지가 보입니다.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다면 달라지나
다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는 상해죄의 요건입니다. 흉기를 쓰거나 급소를 노렸다면 고의가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다만 고의를 부정해도 결과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폭행의 고의만 있었는데 상해의 결과가 생겼다면 형법 제262조의 폭행치상이 되고, 상해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그래서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함께 보기 때문입니다.
주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거나 여럿이 위력을 보인 경우에는 형법 제261조의 특수폭행, 제258조의2의 특수상해로 가중됩니다. 특수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물건이 개입한 사건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쌍방 사건에서는 무엇이 결정하나
서로 붙은 사건에서는 양쪽 모두 진단서를 내는 일이 흔합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누구의 상해가 더 무거운지가 처분을 가릅니다. 영상이 있으면 사실상 그것이 결론을 정합니다. 없으면 진술의 신빙성 다툼이 되어 목격자의 무게가 커집니다.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면 정당방위인지가 문제 됩니다. 서로 주먹이 오간 상호 폭행에서는 인정되기 어렵고, 벗어나려는 소극적 저항이었는지 아니면 반격이었는지를 봅니다. 그 성격 역시 영상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그래서 초기 진술이 중요합니다. 어느 부위를 어떻게 했는지 정확히 말해야 하고, 밀쳤다는 표현과 때렸다는 표현은 조서에 다르게 기록됩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은 분명하지 않다고 말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 문장이 이후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합의는 어느 쪽에서 의미가 있나
죄명에 따라 합의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폭행이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확인될 때 사건이 종결되고, 상해라면 절차는 이어지되 양형에 크게 반영됩니다. 폭행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확인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공소를 기각합니다. 상해가 인정될 것 같다면 오히려 합의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금액만 적으면 부족합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문장으로 분명히 적어야 하고, 돈의 성격도 함께 적어 두어야 합니다. 형사합의금은 원칙적으로 민사 배상액에서 공제되기 때문입니다. 처벌불원의 문장이 빠져 있으면 뒤에 그 의미를 두고 다시 다투게 됩니다.
형사 죄명과 상관없이 치료비와 위자료는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해로 인정되지 않은 사건에서도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은 가능하고, 정신적 손해는 제751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와 민사는 별개의 판단입니다.
서 있는 자리에 따라 준비가 다릅니다
조사를 받는 쪽이라면 행위의 정도를 정확히 진술하고 영상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진단서의 근거를 확인해 다툴 지점을 찾되, 상해가 인정될 것 같으면 다투는 데만 매달리지 말고 합의를 함께 준비하는 편이 낫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도 합의는 양형에서 가장 무거운 사정입니다.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당일 진료가 첫 번째입니다. 며칠 지나 병원에 가면 그사이에 생긴 일이라는 반론이 따라붙습니다. 필요한 검사를 받아 진단서에 객관적 소견이 담기도록 하는 편이 낫고, 호소만으로 작성된 진단서는 결국 약하게 평가됩니다. 사진과 목격자 연락처도 그날 안에 챙겨 두시기 바랍니다.
사건 당일에 남길 것
· 현장과 주변의 영상
· 다친 부위와 옷차림을 찍은 사진
· 당일 진료 기록과 검사 결과
· 목격자의 이름과 연락처
· 주고받은 문자와 통화 기록
정리
폭행과 상해는 생리적 기능의 훼손이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진단서는 그 판단의 참고 자료일 뿐이며, 경미한 흔적을 상해로 보지 않은 판례도 있습니다. 전치 2주라는 표현 하나로 죄명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결론은 종이가 아니라 그 종이의 근거에서 나옵니다.
어느 쪽에 서 있든 사건 당일의 영상과 사진, 진료 기록이 결과를 만듭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서로 다른 기억뿐입니다. 죄명이 폭행인지 상해인지에 따라 합의가 사건을 끝내기도 하고 양형 사정에 그치기도 하므로, 먼저 무엇으로 입건되었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57조, 제258조의2, 제260조, 제261조, 제262조 ·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27조 · 민법 제750조, 제751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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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진단서가 있으면 무조건 상해인가요?
아닙니다. 진단서는 참고 자료이며 법원은 진단의 근거를 함께 봅니다. 경미한 흔적은 상해로 보지 않은 판례가 있습니다.
폭행과 상해는 합의의 효과가 다른가요?
폭행은 반의사불벌죄여서 합의로 사건이 끝나지만, 상해는 양형 사정으로만 반영됩니다.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요.
상해의 고의가 없어도 폭행치상으로 상해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실익이 크지 않은 다툼입니다.
진단서 내용을 다툴 수 있나요?
진료 기록을 확보해 진단의 근거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감정을 신청합니다. 발급 시점과 객관적 소견의 유무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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