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맞았는데도 쌍방폭행으로 함께 입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어했을 뿐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조서에는 서로 때린 사건으로 정리되곤 합니다. 정당방위는 형법에 분명히 적혀 있지만 실제로 인정되는 폭은 좁습니다. 어떤 요건이 필요하고 어디에서 과잉으로 넘어가는지, 인정되지 않더라도 어떤 효과가 남는지,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방위가 끝난 시점이 경계를 만듭니다.
먼저 맞았는데 왜 함께 입건되나
형법 제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막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만 보면 넓어 보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폭력 사건의 상당수가 쌍방으로 정리됩니다. 서로 몸이 닿은 이상 양쪽 모두 형법 제260조의 폭행이나 제257조의 상해에 해당할 여지가 생기고, 그중 한쪽만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려면 그 판단을 뒷받침할 근거가 따로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시간 순서입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본인의 행위가 어느 국면에서 나왔는지, 상대가 물러선 뒤에도 계속되었는지가 기록에 남아야 합니다. 억울하다는 말 자체는 판단의 자료가 되지 않습니다.
쌍방으로 입건되었다고 결과까지 같아지지는 않습니다. 실제 처분은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양쪽 상해의 정도가 어떻게 다른지, 합의가 되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한쪽만 진단서를 내고 다른 쪽은 내지 않으면 그 차이가 그대로 기록에 남습니다.
세 요건 중 어디에서 갈리나
정당방위는 세 가지를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 요건 | 무엇을 보는가 |
|---|---|
| 현재성 | 침해가 이미 시작되었거나 곧 시작될 상황이어야 합니다. 끝난 뒤의 대응은 방위가 아닙니다. |
| 부당성 | 상대의 침해가 위법해야 합니다. 적법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
| 상당성 | 방위 행위가 침해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지 않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건이 여기에서 갈립니다. |
현재성과 부당성은 사실관계가 정리되면 비교적 빨리 판가름납니다. 정작 사건이 갈리는 자리는 상당성입니다. 맨손으로 밀치는 공격에 흉기로 대응했다면 상당성은 부정되기 쉽고, 수단만이 아니라 상대가 입은 결과의 무게까지 함께 봅니다. 방어의 의사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손에 무엇을 들었는지도 중요합니다.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폭행하면 형법 제261조의 특수폭행이 되어 법정형 자체가 올라가므로, 주변에 있던 물건을 집어 든 순간 평가가 달라집니다.
싸움이었다면 인정되지 않나
판례는 서로 주고받은 폭행에서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공격과 방어가 교차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행위만 순수한 방어로 떼어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서로 싸우기로 하고 시작한 다툼이라면 상대의 공격을 부당한 침해로 평가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스스로 도발한 경우도 같습니다.
그렇다고 전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판단은 사건 전체를 뭉뚱그리지 않고 국면별로 나누어 이루어지므로, 일방적으로 공격당하기만 한 시간대가 있었다면 그 구간은 달리 볼 여지가 있습니다. 손목을 붙잡아 떼어내거나 밀쳐 벗어나는 정도의 소극적 저항이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반격이었는지 벗어나려던 행동이었는지가 기준이고, 그 성격은 대개 영상에 드러납니다.
그래서 초기 진술에서 시간대를 구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 때렸다는 식으로 뭉뚱그려 말하면,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구간이 있었더라도 그 구간이 기록에서 사라집니다.
어느 순간 방위가 끝나는가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것이 방위의 종료 시점입니다. 상대를 제압한 뒤에도 계속 때렸다면 그 순간부터는 방위가 아니라 보복으로 평가됩니다. 침해가 이미 끝났기 때문입니다.
방위가 끝났다고 평가되는 장면
· 상대를 넘어뜨려 제압한 뒤에 가한 추가 폭행
· 자리를 떠나 도구를 가져와 다시 가한 폭행
· 등을 돌려 달아나는 상대를 쫓아가 가한 폭행
· 상대가 멈춘 뒤에 항의하며 밀치거나 때린 행위
이런 장면은 영상에 그대로 남아 진술만으로 뒤집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나누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집에 침입한 사람을 상대로 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지만 무제한은 아니고, 제압한 뒤의 추가 폭행이 문제 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가족이나 동료가 공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행위도 정당방위가 될 수 있으며 상당성의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정도를 넘었다면 어떻게 되나
요건은 갖추었는데 정도를 넘었다면 형법 제21조 제2항의 과잉방위가 됩니다. 무죄는 아닙니다. 다만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어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다툴 실익이 큰 영역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야간이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와 흥분, 당황 때문에 정도를 넘은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그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시간과 장소, 사람 수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중요해집니다.
혼동하기 쉬운 세 가지
과잉방위는 방위 상황은 맞지만 정도를 넘은 경우입니다. 오상방위는 침해가 없었는데 있다고 잘못 믿은 경우로, 형법 제16조의 착오 문제로 다루어집니다. 긴급피난은 형법 제22조가 정한 것으로 위난을 피하려고 침해자가 아닌 제3자의 법익을 침해한 경우를 말합니다.
세 가지는 다투는 방향이 서로 다릅니다. 어느 틀로 갈지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오상방위라면 어두운 골목에서 다가오는 사람을 공격자로 오인한 경우처럼 그렇게 믿을 만한 사정이 실제로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현장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
정당방위 주장은 나중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남긴 기록으로 결정됩니다.
- 112에 먼저 신고합니다. 신고 시각과 통화 내용이 그대로 기록에 남습니다.
- 상해가 있으면 그날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받습니다.
- 주변 상가의 CCTV와 주차 차량의 블랙박스 위치를 확인하고 보존을 요청합니다.
-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그 자리에서 받아 둡니다.
- 안전이 확보된 뒤라면 현장과 상처를 촬영해 둡니다.
진단서는 발급 시점이 중요합니다. 며칠 지나 받은 진단서는 다른 원인으로 생긴 상해라는 반박을 받습니다. 영상은 더 급합니다. 주변 상가의 CCTV는 보존기간이 짧아 며칠이면 덮어써지므로 사건 직후에 보존을 요청해야 하고, 촬영에 몰두하다 위험을 키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상대가 먼저 때린 장면이 남아 있지 않으면 결국 진술 대 진술이 됩니다. 그 상태에서는 상해가 더 무거운 쪽이 불리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조서의 문장이 평가를 바꿉니다
수사 단계에서 할 일은 감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몇 시에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상대가 무엇을 했으며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진술하십시오.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불확실하다고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에 따라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므로, 나중에 영상과 어긋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주의
조서에 서명하기 전에 끝까지 읽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그 자리에서 수정을 요구하십시오. 서명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고, 그 문장이 이후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화가 나서 때렸다는 문장과 벗어나려고 밀쳤다는 문장은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사실을 꾸미라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무엇을 하려던 행동이었는지를 정확히 말해야 방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형사와 민사는 따로 갑니다
형사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민사까지 같은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민법 제761조는 정당방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고, 거기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상대가 먼저 도발한 사정은 제396조의 과실상계로 배상액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기준이 다릅니다. 같은 영상과 진단서를 각각 다른 각도로 써야 합니다. 형사가 불기소로 끝나도 민사 청구는 따로 진행할 수 있고, 반대로 형사에서 유죄가 인정되어도 상대의 도발이 크면 배상액은 줄어듭니다.
수사기관도 폭력 사건에서 방어 목적이 명백한 경우를 가려내는 내부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먼저 도발하지 않았을 것, 상해 정도가 상대보다 무겁지 않을 것 같은 항목이 들어갑니다. 다만 내부 기준일 뿐이어서 법원의 판단과 늘 같지는 않으니 참고 지표로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정리
정당방위는 조문에 있지만 실무에서 인정되는 폭은 좁습니다. 현재성과 부당성보다 상당성에서 갈리고, 그중에서도 방위가 끝난 뒤의 행동이 결정적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112에 신고하고 그날 진단서를 받은 뒤 영상 보존을 요청하고, 시간 순서로 정리한 진술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과잉방위로 감경이나 면제를 다툴 여지가 남고, 민사에서는 과실상계가 남습니다.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초기에 나누어 두는 것이 그 출발입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1조, 제22조, 제16조, 제257조, 제260조, 제261조 · 형사소송법 제307조 · 민법 제750조, 제396조, 제76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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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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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먼저 맞았는데도 처벌받나요?
상호 폭행으로 정리되면 정당방위가 부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방적으로 공격당한 국면인지 시간대를 나누어 다투어야 합니다.
어디까지가 정당방위인가요?
손목을 잡거나 밀쳐 벗어나는 소극적 저항은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압한 뒤의 추가 폭행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과잉방위면 처벌받나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야간의 공포와 흥분으로 정도를 넘은 경우에는 벌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요?
먼저 112에 신고하고 상해가 있으면 즉시 진단서를 받으십시오. 주변 CCTV는 며칠이면 사라지므로 곧바로 요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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