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을 했는데 어떤 사건은 협박으로, 어떤 사건은 공갈로 정리됩니다. 두 죄는 법정형이 크게 다르고 합의의 효과도 달라서 어느 쪽으로 가느냐가 사건 전체를 좌우합니다. 출발점은 같습니다. 갈라지는 지점은 재산이 실제로 넘어갔는지입니다. 각각의 요건과 경계, 정당한 권리 행사와의 구별, 무엇을 다투어야 하고 어떤 자료를 남겨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판단은 결국 대화의 앞뒤 맥락에서 나옵니다.
협박과 공갈은 무엇이 다른가
협박죄는 사람에게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키면 성립합니다. 형법 제283조가 정하고 있고,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같은 조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이른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공갈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협박으로 상대의 처분행위를 이끌어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얻으면 형법 제350조의 공갈이 되고,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공갈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를 해도 사건이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차이가 이 부분입니다.
| 구분 | 협박죄 | 공갈죄 |
|---|---|---|
| 성립 |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키면 성립합니다 | 협박으로 처분행위를 이끌어내 재물이나 이익을 얻으면 성립합니다 |
| 근거 조문 | 형법 제283조 | 형법 제350조 |
| 법정형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
| 합의의 효과 | 반의사불벌죄여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해도 사건은 계속됩니다 |
| 기수 시점 | 고지가 상대에게 도달한 때입니다 | 재물이나 이익이 실제로 넘어간 때입니다 |
어디에서 갈리나
겁을 주는 데 그쳤다면 협박입니다. 그 결과로 돈이나 이익이 넘어갔다면 공갈입니다.
다만 넘어간 모양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스스로 건넨 형태여야 공갈이고, 빼앗아 온 것이라면 형법 제333조의 강도가 문제 됩니다. 세 죄를 나누는 기준은 결국 처분행위가 있었는지입니다.
처분행위란 상대가 스스로 재물을 건네거나 재산상 이익을 넘겨주는 것을 말합니다. 넘어간 것이 물건인지 이익인지는 성립 여부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상대의 의사에 따라 넘어갔는가입니다.
기수 시점도 여기에 맞추어 갈립니다. 협박은 고지가 상대에게 도달하면 그때 기수가 되고, 공갈은 재물이나 이익이 실제로 넘어와야 기수가 됩니다. 요구는 했지만 받지 못했다면 공갈미수이고, 형법 제352조에 따라 미수도 처벌됩니다. 협박죄의 미수 역시 형법 제286조가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어떤 말이 해악의 고지가 되나
해악의 고지는 그것을 실현할 의사나 능력이 실제로 없어도 됩니다. 상대가 그렇게 믿을 만한 내용이면 충분하고, 제3자를 통해 전달해도 성립합니다.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여기에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한 감정 표현이나 욕설은 해악의 고지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공포심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도 자주 묻습니다. 판례는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고, 상대가 실제로 겁을 먹었는지까지는 요건으로 묻지 않습니다. 상대가 대수롭지 않게 넘겼더라도 성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정도에 이르렀는지는 따지고, 이때 표현이 오간 맥락이 함께 검토됩니다.
결국 같은 문장이라도 누구에게, 어떤 관계에서, 어떤 흐름 속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앞뒤 대화가 남아 있어야 이 판단이 가능합니다.
정당한 권리 행사는 어디까지 허용되나
받을 돈을 달라고 하면서 법적 조치를 언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고소하겠다는 말도 그 자체로는 마찬가지입니다.
선은 수단에서 그어집니다.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면 공갈이 됩니다. 실제 다툼은 거의 이 지점에서 벌어집니다.
주의
정당한 채권이 있어도 방법이 과도하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권리의 범위를 넘는 금액을 요구하거나, 사적인 약점을 퍼뜨리겠다고 하거나, 반복해서 압박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요구한 액수와 요구한 방법은 따로 떼어 보지 않고 함께 평가됩니다. 권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피해를 입고 배상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정당합니다. 다만 형사고소를 지렛대로 삼아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면 그때부터 다투어집니다. 인터넷에 올리겠다거나 회사에 알리겠다는 말이 더해지면 위험해집니다. 합의금을 이야기할 때 이런 표현은 삼가야 합니다.
죄명이 달라지면 무엇이 달라지나
특수협박은 위험한 물건을 지니거나 여럿이 위력을 보인 경우이고, 형법 제284조가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형이 무거워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차이는 다른 데 있습니다. 특수협박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를 해도 사건이 종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 협박과 다릅니다.
죄명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죄수 관계도 짚어 두어야 합니다. 협박이 수단이 되어 재물을 받았다면 전체가 공갈 하나로 평가되고, 협박죄가 따로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러 사람을 상대로 반복했다면 피해자마다 죄가 성립합니다.
친족 사이의 사건에는 친족상도례가 문제 됩니다. 공갈죄에도 이 법리가 적용되어 일정한 범위에서 형이 면제되거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관련 규정은 정비 대상이 되었고, 적용 여부는 시점과 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온라인과 촬영물이 얽힌 경우
메시지나 댓글로 한 협박도 그대로 성립합니다. 오히려 기록이 남아 증명이 쉬운 편입니다.
기록이 남는다는 점은 양쪽 모두에게 작용합니다. 피해자에게는 증명이 쉬워지지만, 홧김에 보낸 한 줄도 그대로 남습니다.
여기에 별도의 처벌 규정이 겹칩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영상을 반복해서 상대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이 금지하고, 같은 법 제74조가 처벌합니다. 협박죄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면 공갈이 됩니다. 그 내용이 성적인 것이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이 적용되어 훨씬 무겁게 다루어집니다.
이 유형은 초기 대응에서 갈립니다. 요구에 한 번 응하면 반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무엇을 확보해 두어야 하나
양쪽 모두 자료가 결론을 만듭니다. 캡처만 남기면 앞뒤가 잘려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원본을 통째로 보존해야 합니다.
- 대화 원본: 메신저 대화 전체를 앞뒤가 잘리지 않게 내보낸 파일
- 통화 녹음과 녹취: 언제 어떤 표현이 나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형태
- 송금 내역과 영수증: 처분행위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
- 요구의 근거 서류: 채권의 존재와 금액을 계산할 수 있는 자료
자료를 모을 때 순서도 있습니다. 먼저 원본이 지워지지 않게 백업하고, 그다음에 시간 순서로 목록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그중 어떤 부분이 쟁점인지 표시하는 식입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나중에 설명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확인할 것
· 대화를 삭제하기 전에 백업해 두었는지
· 캡처가 아니라 원본 파일과 대화 내보내기가 남아 있는지
· 표현이 오간 날짜와 순서를 시간대로 정리했는지
· 반복해서 이루어진 부분을 따로 표시해 두었는지
· 오간 금액과 그 경위를 설명할 수 있는지
조사에서 무엇을 어떻게 말하나
피의자 쪽은 표현이 나온 맥락과 두 사람의 관계, 요구의 근거를 정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정당한 채권이 있었다면 그 자료를 냅니다. 요구한 금액이 권리의 범위 안이었는지가 특히 중요하므로 계산의 근거를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피해자 쪽은 언제 어떤 표현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반복성이 드러나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지급한 금액과 그 경위도 함께 내야 합니다. 처분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수사 초기의 진술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어떤 표현을 했는지 정확히 말해야 하고, 기억에 없는 부분까지 인정하면 사건의 맥락이 통째로 달라집니다. 대화 원본이 있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설명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억에만 기대지 마십시오.
형사와 별개로 민사 책임도 남습니다. 공갈로 넘어간 돈은 부당이득이나 불법행위를 이유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되기도 합니다. 형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리
협박과 공갈은 재산이 넘어갔는지에서 갈립니다. 반의사불벌 여부와 법정형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어느 죄명으로 정리되는지가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정당한 권리 행사라도 수단이 과도하면 공갈이 됩니다. 요구한 금액이 권리의 범위 안에 있었는지, 요구한 방법이 사회통념을 넘지 않았는지가 함께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양쪽 모두 대화의 앞뒤 맥락이 결정적이므로, 캡처가 아니라 원본을 통째로 남겨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83조, 제284조, 제285조, 제286조, 제350조, 제350조의2, 제352조, 제333조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74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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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돈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협박인가요?
재산이 넘어가지 않았다면 협박에 그칩니다.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면 공갈미수가 문제 됩니다.
받을 돈을 달라고 한 것도 공갈인가요?
정당한 권리 행사는 원칙적으로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으면 공갈이 될 수 있습니다.
합의하면 끝나나요?
협박은 반의사불벌죄여서 처벌할 수 없게 되지만, 공갈과 특수협박은 그렇지 않습니다. 죄명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실제로 겁을 먹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판례는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겁을 먹었는지는 요건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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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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