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관여한 사건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은 누가 함께 한 사람이고 누가 도운 사람인가입니다. 같은 자리에 있었고 결과도 같은데 한 사람은 정범으로, 다른 사람은 방조로 처리됩니다. 형의 차이가 크고 처분의 방향도 달라지므로 이 구분 하나가 사건 전체를 좌우합니다. 판례가 어떤 기준을 쓰는지, 실제 사건에서 무엇이 판단 자료가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투는지를 정리했습니다. 같은 사건에 함께 기소되었더라도 각자의 자리는 따로 정해집니다.
공동정범, 교사범, 종범은 어떻게 나뉘나
형법은 여러 사람이 관여하는 형태를 세 가지로 나눕니다. 제30조의 공동정범은 함께 실행한 사람, 제31조의 교사범은 범행을 결의하게 만든 사람, 제32조의 종범은 실행을 도운 사람입니다.
세 가지의 형이 각각 다릅니다.
제30조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제31조 제1항은 교사한 사람을 죄를 실행한 사람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제32조 제2항은 종범의 형을 정범의 형보다 감경하도록 정합니다. 이 차이가 실질적인 결과를 만듭니다.
| 구분 | 어떤 사람인가 | 형 |
|---|---|---|
| 공동정범, 제30조 | 공동의 의사로 함께 실행한 사람 |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 |
| 교사범, 제31조 | 범행을 결의하게 만든 사람 | 실행한 사람과 동일한 형 |
| 종범, 제32조 | 실행을 용이하게 도운 사람 | 정범의 형보다 감경 |
교사는 없던 마음을 만들어 준 경우이고, 방조는 이미 있는 마음을 거들어 준 경우입니다. 그래서 같은 말을 했더라도 그것이 언제 나왔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무엇이 정범을 만드나
단순히 함께 있었다고 공동정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판례는 공동의 의사에 기초해 각자가 역할을 분담하고 그 전체 범행에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기능적 행위지배
자신의 행위가 전체 범행의 실현에 본질적인 기여를 했는지를 뜻합니다. 직접 실행하지 않았어도 정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개념의 요점입니다.
망을 보거나 도주 차량을 운전한 경우를 생각하면 됩니다. 그 역할이 없었다면 범행이 성립하기 어려웠다고 평가되면 정범이 됩니다. 반대로 대체 가능하고 부수적인 역할이었다면 방조에 그칩니다.
실행에 직접 손을 댔는지가 아니라 역할의 무게를 보는 것입니다.
이 판단은 사후에 이루어집니다. 수사와 재판은 그 자리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를 복원한 다음, 그 사람의 역할을 빼면 범행이 어떻게 되었을지를 따져 봅니다.
어디까지가 방조이고 무엇을 알아야 하나
종범은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입니다. 물리적인 방법과 심리적인 방법이 모두 포함됩니다. 도구를 빌려주거나 정보를 알려 주는 것, 격려하거나 조언해 결의를 강화하는 것도 방조가 됩니다.
부작위에 의한 방조도 인정됩니다. 막을 의무가 있는 사람이 그대로 방치한 경우입니다.
심리적 방조가 특히 오해를 많이 낳습니다. 옆에 있으면서 말로 거들었을 뿐이라는 설명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방조범에게는 두 가지 고의가 필요합니다. 돕는다는 인식과 정범의 범행에 대한 인식입니다. 무엇에 쓰이는지 전혀 몰랐다면 방조가 성립하지 않지만,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대체적인 인식으로 충분합니다. 이 지점이 실제 사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집니다.
무엇에 쓰이는지 묻지 않았다는 사정이 유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물을 만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묻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인식의 자료로 쓰입니다.
빠졌다면 책임이 없어지나
처음에 함께 계획했다가 실행 전에 빠진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히 마음을 바꾼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판례는 자신이 만든 기여를 제거하거나 실행을 저지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주도적으로 계획한 사람일수록 이탈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만든 기여가 빠진 뒤에도 그대로 남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반대 방향의 문제도 있습니다. 함께 폭행하기로 했는데 한 사람이 흉기를 써서 중한 결과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디까지 책임지는지는 그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로 판단하고, 사전에 흉기의 존재를 알았는지와 현장에서 제지했는지가 자료가 됩니다.
이탈을 인정받으려면 남은 것이 있어야 합니다. 빠지겠다고 알린 기록, 준비물을 회수한 사정, 실행을 말린 대화가 그런 자료가 됩니다. 마음속의 결심은 자료로 남지 않습니다.
무엇이 판단 자료가 되나
말로 하는 주장보다 다음 자료가 앞섭니다.
- 사전에 오간 대화와 메시지
- 현장에서의 위치와 동선
- 이익의 배분 방식
- 준비 단계에서 각자가 맡은 일
- 범행 후의 처리에 관여했는지
세 번째가 특히 무겁게 작용합니다. 이익을 나누어 받았다면 부수적인 역할이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돈의 흐름이 역할의 무게를 그대로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이 자료들은 대부분 본인이 지우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계좌와 통신 기록은 수사 초기에 확보되고 현장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기억에 의존한 설명이 자료와 어긋나면 신빙성이 먼저 무너집니다.
확인할 것
· 모집 경로와 지시를 받은 방식
· 자신이 실제로 한 일과 하지 않은 일의 경계
· 받은 돈의 액수와 지급 시점
· 대화 기록이 어느 기간까지 남아 있는지
보이스피싱과 조직적 범행에서는
이 구분이 가장 많이 문제 되는 유형이 보이스피싱입니다. 현금을 전달하거나 계좌를 빌려준 사람의 지위가 쟁점이 됩니다.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보수와 지시 방식을 알면서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집 경로와 지시 내용, 보수의 액수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주의
역할이 세분화된 조직에서는 아래 단계에 있는 사람도 전체 구조를 알았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담 정도와 이익의 크기는 양형에서 크게 반영됩니다.
같은 조직 사건에서도 결론은 갈립니다. 심부름만 했다고 인정된 사람과 전체 흐름을 알고 움직였다고 인정된 사람의 처리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합류했거나 신분이 없다면
범행이 이미 시작된 뒤에 합류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앞선 부분까지 책임을 지는지가 문제 됩니다. 판례는 가담한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것을 원칙으로 봅니다.
합류 전에 이미 완성된 부분까지 소급해 묻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선 사정을 알면서 그 결과를 이용해 계속 실행한 경우에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합류 시점과 그때 알고 있던 내용을 정확히 특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신분이 문제 되는 사건도 있습니다. 공무원이나 업무상 지위처럼 일정한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죄에 신분 없는 사람이 함께 관여한 경우입니다. 형법 제33조는 그런 사람에게도 공범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되, 신분 때문에 형이 무거워지는 경우에는 무거운 형으로 벌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이나 업무상배임 사건에서 자주 나옵니다. 외부 조력자가 함께 기소되었다면 이 조항의 적용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어떻게 다투고 무엇이 양형에 반영되나
정범이 아니라 방조라고 주장하는 것이 실무에서 흔한 방어입니다. 이때는 자신의 역할이 대체 가능했고 부수적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익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야 합니다. 고의 자체를 다툴 때는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의 범위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공범 사이의 진술은 대개 서로 다르게 나옵니다. 먼저 진술한 내용이 기준이 되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방향으로만 말하면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자신이 한 일과 알고 있던 범위를 정확히 구분해 말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낫습니다.
양형에서는 차이가 다시 드러납니다. 종범은 형이 감경되고, 정범으로 인정되더라도 가담 정도가 낮으면 그 사정이 반영됩니다. 피해 회복과 이익의 반환도 중요한 요소이며, 여러 명이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는 다른 피고인과의 형평이 실제 선고에 크게 작용합니다.
정리
구분의 기준은 역할의 본질성입니다. 함께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역할이 범행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봅니다.
정범인지 방조인지는 형만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건을 어떤 이야기로 정리할 것인지가 여기서 함께 정해집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시간 순서표를 만드는 것입니다. 언제 누구에게서 무엇을 듣고 무엇을 했는지 한 줄씩 적어 두면 방어의 뼈대가 잡힙니다.
고의의 범위, 이익의 배분, 준비 단계의 관여가 판단의 주된 자료입니다. 초기 진술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응입니다. 진술을 뒤에 바꾸는 일은 훨씬 큰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0조(공동정범) · 형법 제31조(교사범) · 형법 제32조(종범) · 형법 제33조(공범과 신분) · 형법 제34조(간접정범, 특수한 교사, 방조에 대한 형의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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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현장에 있었으면 모두 공범인가요?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동의 의사에 기초해 역할을 분담하고 전체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는지를 봅니다.
망만 봐도 정범이 되나요?
그 역할이 없었다면 범행이 성립하기 어려웠다면 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체 가능하고 부수적이었다면 방조에 그칩니다.
무슨 일인지 몰랐다면 어떻게 되나요?
전혀 몰랐다면 방조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고 대체적인 인식으로 충분합니다.
중간에 빠졌으면 책임이 없나요?
마음을 바꾼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신의 기여를 제거하거나 실행을 저지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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