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가 끝나고 나면 수사관이 화면을 돌려 조서를 읽어 보라고 합니다. 몇 시간 동안 이야기한 뒤라 지쳐 있고,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대충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서류는 재판에서 그대로 증거가 되고, 나중에 다른 말을 하면 왜 그때는 그렇게 말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서명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이 몇 분이 이후 절차 전체의 출발점이 됩니다.
조서가 재판에서 갖는 힘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든 경찰이 작성한 것이든, 법정에서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쓸 수 없는 구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릅니다. 조서에 적힌 내용이 다른 증거와 맞물려 사실 인정의 출발점이 됩니다.
법정에서 부인하더라도 왜 당시에 다르게 말했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남습니다.
열람할 권리
조서는 반드시 열람하거나 읽어 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확인 없이 서명하도록 하는 것은 절차 위반입니다.
시간이 걸려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읽어 볼 권리가 있습니다. 급하다는 이유로 생략하지 마십시오.
분량이 많으면 잠시 시간을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증감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빠진 부분이 있으면 추가와 삭제, 변경을 청구할 수 있고, 그 진술은 조서에 기재되어야 합니다.
수정을 요구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 사실 자체를 기재해 달라고 하십시오.
이 절차를 거쳤다는 기록이 뒤에 조서의 신빙성을 다툴 때 근거가 됩니다.
무엇을 확인하나
- 말한 취지가 그대로 옮겨졌는지
- 단정적인 표현으로 바뀌지 않았는지
- 날짜와 금액, 장소가 정확한지
- 모른다고 답한 부분이 인정으로 정리되지 않았는지
- 진술하지 않은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두 번째가 가장 흔한 문제입니다. 같은 것 같다고 말한 부분이 맞다로 정리되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진술거부권
조사 전에 고지받는 권리입니다. 전체에 대해서도, 개별 질문에 대해서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행사한다고 해서 불리하게 추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 전면적인 거부가 유리한 경우는 제한적입니다.
어느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할지는 사건의 구조를 본 뒤에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변호인의 참여
신문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신청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할 수 없습니다.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부당한 신문 방법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참여 자체가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실질적인 장치가 됩니다.
조사 전에 정리할 것
사건과 관련된 날짜와 금액을 미리 확인하십시오. 기억에 의존하면 자료와 어긋나기 쉽습니다.
계좌 내역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먼저 읽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모르는 것을 추측으로 답하지 않겠다는 원칙만 정해 두어도 진술의 안정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서명과 날인
확인이 끝나면 간인과 서명, 날인을 합니다. 수정한 부분에는 별도의 표시가 들어갑니다.
서명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그 사유가 조서에 기재됩니다.
다만 거부가 늘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 수정을 요구해 정확하게 만드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영상녹화
조사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전에 고지받습니다.
녹화된 영상은 기억을 환기하거나 진술의 임의성을 확인하는 용도로 쓰입니다.
녹화 여부와 시각은 기록해 두십시오. 조서의 기재와 실제가 다를 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질조사
상대방과 마주 앉아 조사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정이 격해지기 쉬운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 한 말도 그대로 조서에 남습니다. 말싸움으로 흘러가면 불필요한 진술이 기록됩니다.
질문에만 답하고 상대의 말에 즉각 반응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조사 후에 할 일
기억나는 대로 조사 내용을 정리해 두십시오. 어떤 질문을 받았고 어떻게 답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추가로 제출할 자료가 생각났다면 의견서와 함께 제출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록의 열람과 복사는 단계마다 범위가 다릅니다. 언제 무엇을 볼 수 있는지 확인해 두십시오.
참고인으로 부른 경우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으로 조사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석 의무의 성격이 다릅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입장이 피의자로 바뀌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건과 자신의 관계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인 진술도 조서로 남아 뒤에 증거로 쓰입니다. 같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술의 일관성
같은 사실을 여러 번 진술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부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문제는 핵심 사실이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기억이 분명한 범위를 스스로 정해 두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모르는 부분은 모른다고 답하는 것이 일관성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의 일정
날짜는 협의할 수 있습니다.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사정을 설명하고 조정을 요청하십시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 미루면 태도가 불리하게 평가되고, 사안에 따라 체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두 차례 조정은 무리가 없지만 회피로 보이는 반복은 피해야 합니다.
출석 전에 죄명과 사건번호, 담당 부서를 확인해 두십시오. 무엇에 관한 조사인지 모른 채 들어가면 준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정리
조서는 조사의 요약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증거가 되는 서류입니다.
열람과 증감변경 청구는 권리이며, 그 절차를 거친 기록이 뒤에 쓰입니다.
서두르지 마십시오. 몇 분을 아끼려다 몇 달을 다투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44조(피의자신문조서의 작성) ·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변호인의 참여 등) · 형사소송법 제244조의2(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 · 형사소송법 제312조(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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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조서를 다 읽어 볼 수 있나요?
열람하거나 읽어 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분량이 많으면 시간을 요청할 수 있고, 확인 없이 서명하도록 하는 것은 절차 위반입니다.
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어떻게 하나요?
추가와 삭제, 변경을 청구할 수 있고 그 진술이 조서에 기재되어야 합니다.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 사실 자체의 기재를 요구하십시오.
진술을 거부하면 불리해지나요?
거부를 이유로 불리하게 추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어느 부분에 어떻게 행사할지는 사건 구조를 본 뒤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변호인이 조사에 함께 들어갈 수 있나요?
신청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할 수 없습니다.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하고 부당한 신문에 이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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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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