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글을 올렸다가 고소장을 받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사실을 그대로 적었는데 왜 문제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명예훼손은 거짓말만 처벌하는 조문이 아니고, 모욕도 욕설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두 죄가 어디에서 갈리는지, 어떤 경우에 처벌을 면하는지, 고소를 당한 쪽과 하려는 쪽이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어디에 올렸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달라집니다.
사실을 적었나, 평가만 했나
두 죄를 가르는 첫 번째 기준은 단순합니다. 그 표현 안에 구체적인 사실이 담겨 있는가입니다.
명예훼손은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드러내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다룹니다. 형법 제307조가 그 조문입니다.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경멸적인 표현만으로 평가를 떨어뜨리는 경우이고, 형법 제311조가 이를 정합니다.
그래서 같은 한 줄을 두고도 결론이 갈립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문장은 사실에 가깝고, 그 사람은 형편없다는 문장은 평가에 가깝습니다. 확인해서 맞다 틀리다를 가릴 수 있는 형태인지를 보면 대체로 구분이 됩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글 하나에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때는 글 전체를 뭉뚱그리지 않고 문제 된 표현을 부분별로 나누어 따집니다. 앞부분은 명예훼손, 뒷부분은 모욕으로 정리되는 사건이 드물지 않습니다.
| 구분 | 명예훼손 | 모욕 |
|---|---|---|
| 근거 조문 | 형법 제307조 | 형법 제311조 |
| 표현의 내용 | 구체적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의 적시 | 사실 적시 없는 경멸적 표현 |
| 공연성 | 필요 | 필요 |
| 진실·공익 항변 | 형법 제310조로 처벌을 면할 수 있음 | 같은 규정이 없음 |
| 피해자 의사 |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 불가 | 고소가 있어야 처벌 가능 |
사실이어도 처벌되는 이유
우리 법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허위 사실이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는 항변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실이라는 점은 뒤에서 설명할 공익성 요건과 함께 갖추어질 때 비로소 힘을 가집니다. 이 구조를 모르고 사실이니 괜찮다고 판단해 글을 올렸다가 조사를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반대로 고소하려는 쪽에서도 내용이 사실이면 안 되는 줄 알고 신고를 미루다가 시기를 놓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진실인지 허위인지는 형의 무게를 가르는 문제이지, 처벌 여부를 곧바로 결정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의 적시란
확인해서 맞는지 틀린지를 가릴 수 있는 내용을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 사람이 싫다는 말은 평가에 가깝고, 그 사람이 언제 무엇을 했다는 말은 사실에 가깝습니다. 의견처럼 보이는 문장 안에 사실이 전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문장 하나가 아니라 글 전체의 맥락을 함께 봅니다.
공연성은 몇 명부터 인정되나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단둘이 나눈 대화는 원칙적으로 여기에 들지 않습니다.
다만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 퍼져 나갈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명에게 말했는가보다 그 말이 퍼질 수 있는 자리였는가를 봅니다.
단체 대화방이 자주 문제 됩니다. 인원과 성격에 따라 판단이 갈리므로 참여자의 범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부서 단체방과 동호회 방, 주민 대화방은 저마다 다르게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그 말을 옮길 이유가 없는 관계에서 나눈 이야기라면 달리 볼 여지도 있습니다.
이름을 쓰지 않아도 특정이 되나
이름을 밝히지 않았어도 주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으면 피해자가 특정된 것으로 봅니다.
업소명이나 직책, 사진이 함께 올라가 있으면 익명으로 적었더라도 특정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무지와 사건 경위처럼 곁들여 적은 정보가 오히려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초성만 쓰거나 별명으로 바꾸어 적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습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집단 전체를 겨냥한 표현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집단의 범위가 좁아 구성원을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정도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벌하지 않는 경우는 언제인가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두 가지가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진실이더라도 사적인 감정이 주된 동기였다면 인정되기 어렵고, 공익을 위한 것이었더라도 내용이 허위라면 이 조문으로는 구제되지 않습니다.
공익성 판단에서는 표현의 목적, 대상이 된 사람이나 일의 공적 성격, 표현 방법이 적절했는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이라도 어디에 어떤 말투로 올렸는지가 결과를 바꿉니다. 관계 기관에 알리거나 내부 절차를 밟은 경우와,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 감정을 실어 올린 경우는 달리 평가됩니다.
이 조문이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제307조 제1항의 행위입니다.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나 모욕의 경우에는 같은 방식으로 기댈 수 없습니다.
온라인에 올린 글은 무엇이 다른가
인터넷에 올린 글에는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먼저 적용됩니다. 제70조가 그 벌칙 조항이고, 법정형이 형법보다 무겁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요건에 비방할 목적이 더해진다는 점입니다. 이 목적이 인정되지 않으면 그 조문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평가되면 비방할 목적은 부정되는 방향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가지가 사실상 같은 자료로 다투어지는 이유입니다.
가게나 병원 후기가 문제 되는 사건이 여기에 몰려 있습니다. 실제로 이용했고 겪은 그대로를 적었다면 같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성격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겪지 않은 일을 덧붙이거나 표현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면 달라집니다.
같은 글을 여러 곳에 반복해 올리는 행위는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는 사정으로 평가된 사례가 있습니다. 한 번 사실대로 적는 것과 조직적으로 퍼뜨리는 것은 다르게 봅니다.
주의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요건도 절차도 달라집니다. 조사에서 첫 진술을 하기 전에 문제 된 글이 사실의 적시인지 평가인지, 진실인지 허위인지, 비방할 목적이 다투어지는 사안인지를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모욕죄는 어디까지 포함되나
모욕죄는 욕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경멸적인 표현 전반이 들어오고, 비유나 조롱도 사안에 따라 포함됩니다. 다만 단순히 무례하거나 듣기에 불쾌한 정도의 표현은 제외됩니다.
실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절차 쪽입니다.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이고, 고소 기간은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입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표현이 아무리 심했어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게 된 날이 언제인지부터 따져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소가 취소되어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처벌하지 못하는 유형입니다. 그래서 두 죄 모두 합의 시점이 결과를 직접 바꿉니다. 다만 합의서에는 형사와 민사의 범위를 나누어 적어야 나중에 다시 다투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고소를 당했거나, 하려는 쪽에서
먼저 고소를 당한 쪽입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 문제 된 표현을 원문 그대로, 앞뒤 맥락까지 함께 확보합니다
- 그 글을 쓰게 된 경위와 근거로 삼은 자료를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 글을 지울지 남길지를 정합니다
세 번째가 까다롭습니다. 삭제가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읽히기도 하고, 반대로 피해가 더 퍼지는 것을 막은 사정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우기 전에 화면과 주소를 먼저 남겨 두어야 합니다.
고소하려는 쪽이라면 보전이 가장 급합니다. 화면만 찍어 두면 나중에 확인이 어려워집니다.
- 글 전체가 보이는 화면과 인터넷 주소
- 작성 시각과 작성자 계정
- 댓글이나 공유처럼 퍼진 범위를 보여 주는 자료
- 같은 내용이 올라간 다른 게시판 목록
- 영업 손실이나 정신적 피해를 보여 주는 기록
작성자를 모르는 경우에는 고소한 뒤 수사기관을 통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직접 알아내려는 시도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형사와 별개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판단 기준이 같지 않아 형사에서 불기소가 되어도 민사에서 배상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시물의 삭제나 정정을 구하는 청구도 함께 검토할 수 있고, 포털이나 플랫폼에 대한 임시조치 요청은 소송보다 빠르게 진행됩니다.
확인할 것
· 문제 된 표현에 구체적 사실이 담겨 있는지
·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볼 수 있는 자리였는지
· 이름이 없어도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지
· 진실이면서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자료가 있는지
· 온라인 글이라면 비방할 목적이 다투어지는지
· 모욕이라면 안 날부터 6개월이 지나지 않았는지
정리
사실인지 아닌지보다 공연성, 특정성, 공익성 세 가지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온라인 사건은 적용되는 법과 요건이 달라지므로 어느 법의 문제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모욕이라면 고소 기간이, 명예훼손이라면 처벌을 원하는지에 관한 피해자의 뜻이 결과를 바꿉니다.
연락을 받은 날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일정 확인입니다. 그다음이 자료 보전이고, 진술은 그 뒤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되돌리기 어려운 말이 조서에 남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 형법 제310조(위법성의 조각) · 형법 제311조(모욕) · 형법 제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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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사실을 그대로 썼는데도 처벌되나요?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만 처벌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에게만 말했는데 공연성이 인정되나요?
그 사람이 다시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화 상대와 관계,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이름을 쓰지 않았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주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으면 특정성이 인정됩니다. 업소명이나 직책, 사진이 함께 있으면 익명 표기여도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욕죄는 언제까지 고소해야 하나요?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 기간이 지나면 내용과 무관하게 처벌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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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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