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맞았는데 왜 나까지 입건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법에는 분명히 정당방위 조항이 있는데도, 실제 사건에서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조문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판단 기준이 좁기 때문입니다. 어떤 요건을 보는지, 어디에서 대부분의 주장이 걸리는지, 그리고 인정되지 않더라도 남는 길이 무엇인지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주장은 법리보다 사실 관계 확보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세 가지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을 것,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일 것, 그리고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앞의 두 가지는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건이 세 번째에서 걸립니다.
상당성은 조문에 구체적 기준이 없습니다. 그래서 판례가 쌓아 온 판단 방식을 알아야 실제 사건에서 무엇을 다투는지가 보입니다. 같은 조문을 두고도 수사기관과 법원이 다른 결론을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성이라는 벽
침해가 진행 중이어야 합니다. 이미 끝난 뒤의 대응은 방위가 아니라 보복으로 평가됩니다.
싸움에서 이 지점이 자주 문제 됩니다. 상대가 때리다 멈추고 돌아섰는데 그때 반격하면 침해의 현재성이 사라진 뒤의 행위가 됩니다.
반대로 곧 공격이 임박한 상태는 현재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흉기를 꺼내 드는 순간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말다툼 단계에서의 선제 대응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싸움에는 잘 적용되지 않습니다
서로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은 상황에서는 어느 쪽도 일방적 침해자가 아니라고 봅니다. 상호 폭행에서는 원칙적으로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태도입니다.
실무에서 쌍방 입건이 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먼저 맞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맞다가 벗어나기 위해 붙잡거나 밀친 정도라면 방위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공격의 성격이 있느냐가 갈림길입니다.
상당성은 무엇을 재는가
침해의 정도와 방위 행위의 정도를 견줍니다. 주먹에 대해 흉기로 대응하면 균형이 무너집니다.
다만 기계적인 비교는 아닙니다. 당시의 체격 차이, 인원, 장소, 도움을 청할 수 있었는지까지 함께 봅니다.
그래서 같은 행위라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여러 명에게 둘러싸인 상황과 일대일 상황은 다르게 평가되고, 도망칠 통로가 있었는지도 함께 봅니다.
과잉방위와 면책
요건은 갖췄으나 정도를 넘은 경우가 과잉방위입니다. 이때는 범죄가 성립하되 정황에 따라 형을 줄이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야간이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나 경악, 흥분, 당황으로 인한 것이라면 벌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이쪽이 더 현실적인 목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죄가 아니더라도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상방위는 다른 문제입니다
침해가 없는데 있다고 잘못 알고 대응한 경우입니다. 어두운 골목에서 다가오는 사람을 공격자로 오인한 사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때는 정당방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따라 책임이 달라지는 구조로 다룹니다.
따라서 오인할 만한 객관적 사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 주느냐가 핵심이 됩니다. 당시의 조명, 거리, 상대의 행동을 함께 제시해야 착오의 이유가 설명됩니다.
주거 침입에 대한 대응
집에 들어온 사람을 제압한 사안은 상대적으로 인정 폭이 넓습니다. 도망갈 곳이 없고 가족이 함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고려됩니다.
그래도 한계는 있습니다. 이미 제압되어 저항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가한 폭행은 별도로 평가됩니다.
정당방위 주장은 제압까지의 행위와 그 이후의 행위를 시간 단위로 나누어 정리할 때 설득력이 생깁니다.
수사 단계에서 준비할 것
- 사건 직전부터의 시간 순서를 분 단위로 정리합니다
- 주변 폐쇄회로 화면의 보존을 빨리 요청합니다
- 상해 부위와 정도를 진단서로 남깁니다
- 목격자의 연락처를 확보해 둡니다
- 상대의 선행 행위를 뒷받침할 통화나 메시지를 모읍니다
두 번째가 가장 급합니다. 저장 기간이 짧아 며칠만 지나도 덮어쓰기가 됩니다. 영상은 있느냐 없느냐가 결론을 바꾸는 자료이므로 가장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진술에서 흔한 실수
화가 나서 그랬다는 표현은 피해야 합니다. 방위 의사가 아니라 공격 의사로 읽힙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메우려 하지 마십시오. 뒤에 영상이 나오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당시 무엇이 두려웠고 어떻게 벗어나려 했는지를 사실대로 말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유리합니다.
인정되지 않아도 남는 길
정당방위가 부정되어도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선행 행위와 경위는 양형에서 그대로 반영됩니다.
초범이고 상해가 가볍다면 기소유예나 약식 처분으로 정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합의 여부가 여기에서 크게 작용하며, 상대의 부상 정도와 치료 기간이 함께 고려됩니다.
쌍방으로 입건된 사안이라면 상대의 처벌 수위와 이쪽의 처분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정해야 합니다.
정당행위와 헷갈리는 경우
정당방위가 아니어도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로 위법성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문이 다르고 판단 기준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팔을 붙잡아 떼어 놓는 정도의 소극적 행위는 방위라기보다 정당행위로 평가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어느 조문으로 다툴지에 따라 강조할 사실이 달라집니다.
실제 변론에서는 두 가지를 함께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근거가 되는 사실을 구분해 정리해 두어야 판단하는 쪽에서 읽기 쉽습니다.
정리
정당방위는 조문보다 사실 관계 싸움입니다. 어느 시점에 무엇이 있었는지가 요건 판단을 그대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초기에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 법리 검토보다 앞섭니다. 며칠 사이에 사라지는 자료가 대부분입니다.
주장을 세울 때는 무죄만을 목표로 삼지 말고 과잉방위와 양형까지 함께 설계하는 편이 실제 결과를 낫게 만듭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1조(정당방위) · 형법 제20조(정당행위) · 형법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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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먼저 맞았는데 왜 저도 입건되나요?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상호 폭행으로 평가되면 어느 쪽도 일방적 침해자가 아니라고 보아 정당방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상대가 때리다 멈춘 뒤 반격하면 어떻게 되나요?
침해의 현재성이 사라진 뒤의 행위이므로 방위가 아니라 별도의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정도를 넘은 경우에는 어떤 처리가 되나요?
과잉방위로 범죄는 성립하되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야간의 공포나 당황으로 인한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 규정도 있습니다.
사건 직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요?
주변 폐쇄회로 영상의 보존 요청입니다. 저장 기간이 짧아 며칠이 지나면 확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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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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