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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1일조회 4

한병철 변호사 [부산 형사변호사] 확정된 판결을 다시 여는 조건 - 형사소송법 제420조 재심

Q. 질문 내용

10년 전에 확정된 유죄판결이 있습니다. 당시 저에게 불리하게 증언했던 사람이 최근에 그것이 거짓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제라도 판결을 다시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판결이 확정되면 같은 사건을 다시 다툴 수 없다는 것이 형사절차의 원칙입니다. 그러나 그 판결이 잘못된 증거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열거합니다. 다만 사유는 한정되어 있고 증명의 문턱도 높습니다. 어떤 경우에 문이 열리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재심은 오직 이익을 위해서만

제420조는 첫 문장에서 중요한 원칙을 선언합니다. 재심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무죄판결을 뒤집어 유죄로 만들기 위한 재심은 우리 형사소송법에 없습니다. 이 원칙 때문에 재심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작동합니다. 그리고 대상은 확정판결입니다. 아직 상소 기간이 남아 있거나 상소심이 진행 중이라면 재심이 아니라 상소로 다투어야 합니다. 청구권자는 제424조가 정합니다. 검사,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 그리고 그 법정대리인, 사망하거나 심신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가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검사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역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한 방향에 한정됩니다.

제420조가 열거한 사유들

사유는 제한적으로 열거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앞의 세 호입니다. 원판결의 증거가 된 서류나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임이 증명된 때, 원판결의 증거가 된 증언·감정·통역·번역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임이 증명된 때, 그리고 무고로 인하여 유죄를 선고받은 경우에 그 무고의 죄가 확정판결로 증명된 때입니다. 여기서 반복되는 표현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입니다. 이것이 재심의 가장 높은 문턱입니다. 증인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증인이 위증죄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그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증거를 이유로 하는 재심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이른바 신규 증거 사유입니다.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 형의 면제나 더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입니다. 두 개의 요건이 있습니다. 새로움과 명백함입니다. 새로움은 그 증거가 원판결 당시에 제출되지 않았고 법원이 알지 못했던 것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미 제출되었으나 배척된 증거를 다시 내는 것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명백함은 그 증거만으로 결론이 바뀔 것이 명백해야 한다는 의미로 엄격하게 해석되어 왔으나, 판례는 새 증거를 기존 증거들과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하는 방향으로 정리해 왔습니다. 유전자 감정 기술의 발전으로 새롭게 확인된 결과, 사건 이후에 확보된 영상 자료가 실제 사례로 논의됩니다.

절차 - 두 단계로 나뉜다

재심 절차는 두 단계입니다. 첫 단계는 재심개시 여부의 심리입니다. 청구서를 원판결을 한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은 재심 사유가 있는지를 결정으로 판단합니다. 이 결정에는 즉시항고가 가능합니다.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두 번째 단계인 본안의 심급에 따른 재심리가 진행됩니다. 이때는 통상의 공판절차와 같은 방식으로 심리가 이루어지고 새 판결이 선고됩니다. 청구에는 기간 제한이 없어 형의 집행이 끝난 뒤에도, 심지어 사망한 뒤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원칙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재심에서는 원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합니다. 재심을 청구했다가 오히려 형이 무거워질 위험은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개시결정 자체를 받아 내는 것이 절차의 사실상 전부라고 할 만큼 어렵습니다.

준비의 실제

재심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원심 기록의 확보입니다. 판결문만이 아니라 공판조서, 증거목록, 증인신문조서를 확보해 원판결이 어떤 증거로 유죄를 인정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다음에 새 자료가 그 증거 구조의 어느 부분을 무너뜨리는지를 특정합니다. 재심 청구서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억울함을 전체적으로 호소하는 데 그치고, 어느 증거를 어떻게 대체하는지를 보여 주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증인의 번복 진술을 근거로 삼는다면 그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증에 관한 고소와 그 처리 결과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기록 열람과 등사에도 절차와 시간이 걸리므로 일정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재심은 예외적인 절차이지만, 요건이 갖추어진 사건에서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합니다.

재심과 혼동되는 절차들

세 가지를 구분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상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재판을 다투는 절차이고, 비상상고는 확정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을 때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신청하는 절차로 피고인이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재심은 사실인정의 기초가 잘못되었을 때 확정판결을 다시 여는 절차입니다. 또한 정식재판 청구, 상소권 회복, 형사보상도 각각 다른 제도입니다. 약식명령에 대해 기간을 놓친 경우라면 재심이 아니라 상소권 회복 청구를 검토해야 하고,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뒤에는 형사보상과 명예회복 조치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절차로 갈 것인지를 잘못 정하면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도 각하되므로, 판결의 확정 여부와 다투려는 대상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하나 덧붙입니다. 재심은 오래된 사건을 다시 여는 절차이므로 자료의 소재를 찾는 일부터가 과제입니다. 기록 보존 기간이 지나 폐기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관련자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기록 열람 신청과 자료 확보를 먼저 진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 청구 여부를 정하는 순서가 합리적입니다. 청구서를 먼저 쓰고 자료를 나중에 찾는 방식으로는 개시결정까지 가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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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증인이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면 재심이 되나요?

원칙적으로 그 증언이 허위임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합니다. 즉 위증죄의 유죄 확정판결이 필요하며, 그 판결을 얻을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방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형 집행이 끝난 뒤에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재심 청구에는 기간 제한이 없어 집행 종료 후는 물론 사망한 뒤에도 배우자나 직계친족 등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심에서 형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요?

없습니다. 재심에서는 원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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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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