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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일조회 0

한병철 변호사 [부산 형사변호사] 영상녹화물은 증거가 될 수 있나 - 형사소송법 제244조의2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영상녹화를 한다는 고지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서와 달리 표정과 말투가 그대로 남는 만큼 부담이 크고, 그래서 이 녹화물이 재판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상녹화물은 범죄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증거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조문이 정한 절차와 실제 활용의 경계를 정리합니다.

제244조의2가 요구하는 절차

제244조의2 제1항은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하면서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미리 영상녹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하고,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과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하여야 합니다. 필요한 부분만 골라 찍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요건은 진술의 임의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어서, 중간에 녹화를 끊었다가 다시 시작한 사정이 드러나면 그 녹화물의 신빙성이 크게 흔들립니다. 제2항은 녹화가 완료되면 피의자 또는 변호인 앞에서 지체 없이 원본을 봉인하고 피의자로 하여금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도록 정합니다. 제3항은 피의자나 변호인이 요구하면 녹화물을 재생해 시청하게 하고, 내용에 이의를 진술하면 그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첨부하도록 합니다. 이 세 단계가 절차의 뼈대입니다.

동의가 필요한가 - 피의자와 참고인의 차이

조문을 자세히 보면 피의자에 대해서는 미리 알려 주면 되고 동의를 받으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즉 피의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사기관이 영상녹화를 진행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피의자가 아닌 사람, 즉 참고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문에서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취급이 다릅니다. 이 차이는 실무에서 종종 오해를 낳습니다. 조사를 받으러 간 사람이 자신을 참고인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피의자 지위였던 경우, 절차의 적법성 자체가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조사에 앞서 자신이 어떤 지위로 조사받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위에 따라 진술거부권 고지 여부, 변호인 참여의 방식, 영상녹화의 요건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영상녹화물은 유죄의 증거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영상녹화물을 공소사실을 직접 인정하는 본증으로 사용하는 것을 예정하지 않습니다. 조문 체계상 영상녹화물은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한 용도, 그리고 진술의 진정성을 다투는 국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조서에 적힌 내용이 실제 진술과 다르다는 다툼이 생겼을 때 그 진위를 확인하는 자료로 쓰이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영상녹화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의 증거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질적인 영향은 분명히 있습니다. 조서의 기재가 진술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면 조서의 신빙성이 강화되고, 반대로 어긋나는 부분이 드러나면 조서 전체가 흔들립니다. 영상녹화물은 조서를 검증하는 거울에 가깝습니다.

2020년 이후 달라진 조서의 지위

이 논의의 배경에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있습니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2022년부터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종래 사법경찰관 작성 조서에만 적용되던 기준이 검사 작성 조서에도 적용된 것입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법정에서 부인되면 조서 자체가 증거에서 빠지고, 공판에서의 진술과 다른 증거들로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변화 때문에 실무에서는 조사 단계의 진술이 갖는 무게가 예전과 달라졌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오해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서가 증거에서 빠져도 수사기관이 확보한 다른 증거들은 그대로 남습니다. 계좌 내역, 통신 자료, 영상, 제3자의 진술이 그것입니다. 조서가 배제된다는 것이 사건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사받는 사람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

절차를 알고 있으면 조사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첫째, 영상녹화 고지를 받았다면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는지를 확인합니다. 전 과정 녹화가 요건이므로 중간에 중단이 있었다면 그 사실을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둘째, 조사가 끝난 뒤 조서를 꼼꼼히 읽고 실제로 말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정정을 요구합니다. 정정 요구를 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 취지를 조서에 남기거나 이의를 진술합니다. 셋째, 제3항에 따라 녹화물의 재생 시청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합니다. 넷째, 서명은 마지막 단계입니다.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서명하면 뒤에 다투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변호인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무엇이 남는지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차이가 재판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변호인 입장에서 보는 활용법

영상녹화물은 방어하는 쪽에서도 쓸 수 있는 자료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유도신문이 있었는지, 진술이 반복적인 추궁 끝에 나온 것인지, 피조사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는지가 영상에는 그대로 남습니다. 조서에는 정제된 문장만 적히지만 영상에는 그 문장이 만들어진 과정이 담깁니다. 그래서 임의성을 다투는 사건에서는 영상녹화물의 열람과 등사를 신청하는 것이 중요한 절차가 됩니다. 다만 열람 범위와 방법에는 제한이 있고, 사건에 따라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진술이 일관되고 자발적이었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해 활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이 제도의 취지는 어느 한쪽을 돕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조사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데 있습니다. 그 기록이 있으면 다툼은 추측이 아니라 확인의 문제가 됩니다.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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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영상녹화를 거부할 수 있나요?

피의자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244조의2가 미리 알려 줄 것만 요구하고 동의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참고인의 경우에는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어 취급이 다르므로, 자신의 조사 지위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녹화물이 있으면 유죄 증거가 늘어나나요?

영상녹화물은 공소사실을 직접 인정하는 본증으로 예정된 것이 아니라 기억의 환기나 진술의 진정성을 다투는 국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조사 중간에 녹화가 끊겼다면 문제가 되나요?

제244조의2는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녹화하도록 정합니다. 중단 사실이 확인되면 그 녹화물의 신빙성과 절차의 적법성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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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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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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