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수사기관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해 갔는데 두 달이 넘도록 돌려주지 않습니다. 업무에 꼭 필요한 자료가 들어 있어 곤란한 상황입니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나요?
압수는 수사에 필요한 물건을 확보하는 절차이지만, 압수된 물건이 생계나 업무에 쓰이는 물건이라면 그 자체가 큰 불이익이 됩니다. 휴대전화, 업무용 노트북, 영업용 차량이 대표적입니다. 법은 이 상황을 위해 환부와 가환부라는 두 가지 통로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공소제기 전과 후에 신청할 곳이 달라지고 근거 조문도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순서를 몰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아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환부와 가환부는 무엇이 다른가
환부는 압수를 완전히 풀고 물건을 돌려주는 처분입니다.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될 때 이루어집니다. 가환부는 압수의 효력은 그대로 둔 채 물건만 임시로 돌려주는 처분입니다. 소유자는 물건을 사용할 수 있지만 보관 의무를 지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요구하면 다시 제출해야 합니다. 임의로 처분하거나 훼손해서도 안 됩니다. 실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가환부입니다. 증거로 쓸 가능성이 남아 있는 물건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휴대전화의 경우에는 기기를 통째로 돌려받기보다, 수사기관이 필요한 데이터를 이미지 형태로 확보한 뒤 기기를 가환부하는 방식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서에는 어느 쪽을 구하는지 명확히 적어야 하고, 두 가지를 예비적으로 함께 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소제기 전 -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기소되기 전 단계의 근거는 제218조의2입니다. 검사는 사본을 확보한 경우 등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과 증거에 사용할 압수물에 대하여, 공소제기 전이라도 소유자·소지자·보관자 또는 제출인의 청구가 있으면 환부 또는 가환부하여야 합니다. 조문이 재량이 아니라 의무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사본을 이미 확보했다면 원본을 계속 붙들고 있을 이유가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검사가 청구를 거부하면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2항에 따라 신청인은 해당 검사가 속한 검찰청에 대응하는 법원에 환부 또는 가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제3항에 따라 검사는 물건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대해서도 제4항이 같은 규정을 준용합니다. 즉 수사기관의 거부가 최종 결론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공소제기 후 - 형사소송법 제133조
기소된 뒤에는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갔으므로 신청도 법원에 합니다. 제133조 제1항은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피고사건 종결 전이라도 결정으로 환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증거에 공할 압수물은 소유자·소지자·보관자 또는 제출인의 청구에 의하여 가환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제2항은 더 적극적입니다. 증거에만 공할 목적으로 압수한 물건으로서 소유자나 소지자가 계속 사용하여야 할 물건은 사진촬영 기타 원형보존의 조치를 취하고 신속히 가환부하여야 합니다. 조문에 신속히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업에 쓰이는 장비나 차량이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것이 맞습니다. 신청은 서면으로 하고, 재판부는 검사의 의견을 들은 뒤 결정합니다.
신청서에 무엇을 담아야 인용되나
결정을 좌우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왜 이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없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왜 지금 돌려받아야 하는지입니다. 앞의 것은 수사기관이 이미 사본이나 이미징 자료를 확보했다는 사정, 감정이 끝났다는 사정, 물건 자체보다 그 안의 정보가 증거라는 사정으로 설명합니다. 뒤의 것은 구체적인 불이익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해당 장비가 없으면 영업이 중단된다는 사실을 거래처 계약서나 매출 자료로, 차량이 없으면 생계가 어렵다는 사정을 운행 기록이나 소득 자료로 제시하는 식입니다. 막연히 불편하다는 서술은 힘이 약합니다. 여기에 가환부를 받은 뒤 물건을 어떻게 보관하고 필요할 때 언제든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명시하면 인용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정은 신청의 밀도만큼 나옵니다.
돌려받은 뒤에 지켜야 할 것
가환부는 임시 조치이므로 의무가 따릅니다. 물건을 처분하거나 개조해서는 안 되고, 원상을 유지해야 하며, 요구가 있으면 제출해야 합니다. 특히 전자기기를 가환부받았을 때가 문제됩니다. 초기화하거나 데이터를 삭제하면 증거인멸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형법 제155조의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사건에 관한 것이어서 자기 사건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지만, 그 행위 자체가 구속 사유나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실제로 가환부받은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정이 드러나 사건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린 사례가 있습니다. 돌려받은 물건은 그대로 쓰는 것이 원칙이고, 삭제나 정리가 필요한 사정이 있다면 반드시 변호인과 상의한 뒤에 결정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세 가지
첫째, 청구권자를 정확히 적어야 합니다. 조문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제출인을 나열하고 있으므로 법인 명의 장비라면 법인이 청구해야 하고, 가족 명의 차량이라면 그 명의자가 청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둘째,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기소 전후로 신청할 상대가 달라지므로, 공소제기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검찰에 계속 신청하다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압수 자체의 적법성 문제와 구분해야 합니다. 압수·수색영장의 범위를 넘은 압수라면 환부 신청이 아니라 준항고로 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 맞습니다. 두 절차는 목적이 다르므로 사안에 맞는 통로를 골라야 합니다. 압수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돌려받기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진행되며 오히려 다투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기에 검토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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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기소되기 전에도 압수물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는 공소제기 전이라도 청구가 있으면 환부 또는 가환부하도록 정합니다. 검사가 거부하면 대응하는 법원에 결정을 청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의 처분에도 같은 규정이 준용됩니다.
업무용 장비인데 재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제133조 제2항은 증거에만 공할 목적으로 압수한 물건으로서 계속 사용해야 할 물건은 원형보존 조치를 하고 신속히 가환부하도록 정합니다. 영업상 불이익을 자료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환부받은 휴대전화를 초기화해도 되나요?
해서는 안 됩니다. 원상을 유지할 의무가 있고, 데이터 삭제는 구속 사유나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변호인과 상의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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