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 목록
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8월 31일조회 6

한병철 변호사 [부산 형사변호사] 술에 취했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 형법 제10조 심신장애

형사 사건에서 가장 오해가 많이 쌓여 있는 조문 중 하나가 형법 제10조입니다.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하고, 그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이니 형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여기서 나오지만, 법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그 기대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단순한 만취는 심신장애로 인정되기 어렵고, 오히려 스스로 취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사정은 제3항에 의해 감경으로 가는 문을 아예 닫아 버립니다. 부산에서 형사 사건을 다루어 온 변호사의 시각으로 이 조문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두 개의 능력 - 변별능력과 의사결정능력

제10조는 두 가지 능력을 나란히 놓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사물변별능력과, 그 판단에 따라 행동을 조절하는 의사결정능력입니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심신상실로 벌하지 않고, 미약한 정도에 그치면 심신미약으로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진단명이 아니라 범행 당시의 상태라는 점입니다. 조현병이나 조울증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인정되지 않고, 반대로 진단 이력이 없어도 범행 당시의 상태에 따라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진단서와 정신감정 결과를 참고하되 최종 판단은 법률적으로 내리며, 범행의 동기와 수법, 범행 전후의 행동, 기억의 존부를 종합해 최종 결론에 이릅니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도주 경로까지 계산한 범행이라면 아무리 정신질환 이력이 있어도 능력의 결여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범행 직후 증거를 숨기거나 알리바이를 준비한 정황도 능력이 유지되었다는 유력한 반증으로 읽힙니다.

2018년의 전환 - 임의적 감경으로

제10조 제2항은 과거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반드시 형을 감경하도록 하는 필요적 감경 규정이었습니다. 2018년 개정으로 감경할 수 있다는 임의적 감경으로 바뀌었습니다. 특정 강력범죄 사건을 계기로 여론이 움직였고, 입법이 그 요구에 응답한 결과입니다. 실무적 의미는 큽니다. 이제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감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변호인의 작업도 달라졌습니다. 심신미약을 증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감경이 정당한 사안이라는 점, 곧 치료의 경과와 재범 방지의 구조까지 함께 보여주어야 합니다. 감경을 구하는 주장이 오히려 재범 위험성의 인상을 남기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신중히 계산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감경의 폭 역시 법률상 감경의 범위 안에서 정해지므로, 인정만 되면 형이 절반으로 준다는 식의 기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제3항의 함정 -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조항은 제3항입니다.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제1항과 제2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른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입니다. 취하면 시비가 붙는다는 것을 알면서 술을 마신 사람, 약물을 복용하면 통제력을 잃는다는 것을 알면서 투약한 사람은 그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에 대하여 심신장애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음주 사건에서 술을 강조하는 변론은 대개 성공하지 못합니다. 나아가 음주운전이나 성폭력 등 일부 범죄에서는 음주 감경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별 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술이 감경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비난 가능성을 높이는 사정으로 평가되는 흐름이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만취를 주장하기 전에 그 주장이 어느 방향으로 작동할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술은 사건의 원인을 설명하는 사정일 뿐, 책임을 덜어 주는 사정이 아니라는 것이 오늘의 실무입니다.

인정되는 영역 - 치료가 먼저인 사건들

그렇다면 제10조가 실제로 작동하는 영역은 어디일까요. 조현병의 급성기 망상 상태에서 이루어진 행위, 중증 지적장애로 사리 분별이 어려운 경우, 치매나 뇌 손상으로 판단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처럼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는 정신질환이 범행에 직접적으로 작용한 사건들입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정신감정 신청이 사건 전체의 중심이 되고, 감정 결과에 따라 무죄나 대폭 감경이라는 결과가 실제로 나오는 영역입니다. 다만 심신상실로 벌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곧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면 치료감호가 청구되어 치료시설에 수용될 수 있고, 그 기간이 형기보다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벌을 면하는 것과 사회로 돌아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가족에게 반드시 설명드리는 이유입니다.

변론의 설계 - 무엇을 언제 꺼내나

변론 실무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심신장애 주장은 사건 초기에 기록의 형태로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과거의 진료 기록과 투약 이력, 입원 경과, 가족과 동료가 관찰한 이상 행동의 구체적 사례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고, 필요하면 법원에 정신감정을 신청해 두어야 합니다. 동시에 치료의 계속과 보호자의 관리 계획처럼 재범 방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빠짐없이 함께 쌓아야 합니다. 반면 근거가 약한 심신미약 주장은 반성 없는 변명으로 읽혀 오히려 양형에서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주장할지 여부 자체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무엇을 주장하지 않을 것인가의 선택이 결과를 바꾸는 대표적인 영역이 바로 이 조문입니다. 사건 초기의 판단 하나가 재판 전체의 색깔을 정하므로, 반드시 변호인과 함께 그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자주 묻는 질문

술에 취해서 저지른 일인데 감경을 받을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단순 만취는 심신장애로 인정되기 어렵고, 취하면 문제가 생길 것을 알면서 스스로 마신 경우에는 제10조 제3항에 따라 감경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일부 범죄는 음주 감경 배제 규정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정신과 진단서가 있으면 심신미약이 인정되나요?

진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판단 기준은 범행 당시의 상태이므로, 진단 이력과 함께 범행의 동기·수법, 전후 행동, 기억의 존부가 종합적으로 평가됩니다. 필요하면 법원에 정신감정을 신청해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심신상실로 무죄가 되면 바로 풀려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면 치료감호가 청구되어 치료시설에 수용될 수 있고, 그 기간이 예상 형기보다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벌 여부와 신병의 문제를 함께 놓고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형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메인 사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