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이 한 진술이 조서에 적혔습니다. 그 참고인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조서를 유죄의 근거로 쓸 수 있는가. 형사소송법이 제310조의2부터 제316조까지 한 묶음으로 답하는 문제입니다.
이 조문들을 하나씩 떼어 읽으면 규칙이 복잡해 보입니다. 그러나 구조는 단순합니다. 원칙은 금지, 예외는 열거입니다.
원칙 — 제310조의2
제310조의2는 「제311조 내지 제316조에 규정한 것 이외에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 외에서의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은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법정 밖에서 한 말을 법정 안으로 옮겨 오는 통로를 닫아 둔 조문입니다. 이유는 재판의 구조에 있습니다. 진술의 신빙성은 법정에서 직접 묻고 다툴 수 있을 때에야 제대로 검증됩니다. 서류로 대신하면 그 기회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조서도, 진술서도, 전해 들은 말도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조문 첫머리가 예외 조항의 번호를 먼저 적어 둔 것이 그 설계를 보여 줍니다.
법원이 만든 조서 — 제311조
제311조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기재한 조서와 법원·법관의 검증조서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법원 앞에서 만들어진 기록이므로 별도의 조건 없이 통로가 열립니다.
수사기관이 만든 조서 — 제312조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조문입니다. 제1항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하여,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하여 같은 기준을 둡니다. 두 항이 같은 문턱을 두면서, 조서의 증거능력은 작성 주체가 아니라 피고인이 내용을 인정하는지에 달리게 되었습니다.
제4항은 피고인이 아닌 사람의 진술을 적은 조서를 다룹니다. 조서의 기재가 원진술자의 법정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으로 증명되고,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때 증거가 될 수 있으며, 단서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될 것을 요구합니다.
제5항은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에도 같은 규정을 준용합니다. 조서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고 문턱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수사기관 밖의 서면 — 제313조
제313조 제1항은 진술서나 진술을 적은 서류로서 작성자·진술자의 자필이거나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을, 법정에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이 증명된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괄호는 문자·사진·영상 정보로서 저장매체에 담긴 것도 포함한다고 밝힙니다.
제2항은 작성자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를 위한 통로입니다.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증명되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메시지와 녹음이 증거의 중심이 된 사건에서 이 항이 자주 등장합니다.
진술할 수 없게 된 경우 — 제314조
제314조는 제312조 또는 제313조의 경우에 진술을 요하는 사람이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는 때를 정합니다. 이때는 그 조서와 서류를 증거로 할 수 있되, 단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의 증명을 요구합니다.
다만 이 조문은 제312조 제1항·제3항의 피의자신문조서 문턱까지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내용 인정이 요구되는 조서는 그 요건이 그대로 남습니다.
당연히 증거가 되는 서류 — 제315조
제315조는 세 가지를 열거합니다. 공무원이 직무상 증명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작성한 문서, 상업장부·항해일지 등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 그리고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입니다.
작성 당시 특정 사건을 겨냥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만들어진 기록이라는 점이 신뢰의 근거입니다.
전해 들은 말 — 제316조
제316조는 서류가 아니라 진술을 다룹니다. 제1항은 피고인이 아닌 사람의 법정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때에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의 증명을 조건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합니다. 괄호는 수사 단계에서 피고인을 조사한 사람도 포함한다고 밝힙니다.
제2항은 그 내용이 제3자의 진술인 경우입니다. 원진술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으로 진술할 수 없을 것과 특신상태가 함께 요구됩니다.
방어의 관점에서 읽으면
이 조문들은 결국 두 개의 질문으로 정리됩니다. 이 증거는 예외 조항 중 어디에 놓이는가, 그리고 그 조항이 요구하는 조건이 실제로 갖추어졌는가.
그래서 서류가 제출되었을 때 곧바로 내용을 다투기 전에 어느 조문으로 들어오는지를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통로 자체가 막히면 내용 다툼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경찰 조서를 부인하면 증거가 안 되나요?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Q2. 참고인이 법정에 안 나오면 그 조서는 어떻게 되나요?
제314조는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으로 진술할 수 없는 때 증거로 할 수 있도록 하되,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될 것을 요구합니다.
Q3. 문자메시지나 녹음파일도 여기에 해당하나요?
제313조 제1항 괄호는 저장매체에 저장된 문자·사진·영상 정보를 포함한다고 밝히고, 제2항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 디지털포렌식 자료 등 객관적 방법에 의한 증명을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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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1533-7377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형사소송법(법률 제21241호, 시행 2026. 7. 1.) 제310조의2, 제311조, 제312조, 제313조, 제314조, 제315조, 제31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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