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 측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고, 피해자 측이 이에 반대 의견을 낸 사안이 최근 보도됐습니다. 법원은 양측 의견을 모두 들은 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개별 사건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장면 자체가 우리 형사절차의 한 구조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국민참여재판을 고르는 사람과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이 법으로 따로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국면에는 짧은 기한과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이 여러 개 숨어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사건을 다루지 않고, 그 구조를 정리합니다.
[핵심 정리]
· 신청권자는 피고인입니다. 검사나 피해자가 신청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 기한은 7일입니다. 공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이며, 제출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 성폭력 사건에는 특별 조항이 있습니다.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않으면 법원이 배제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 다만 '할 수 있다'입니다. 자동으로 배제되지 않으며, 법원이 양측 의견을 듣고 판단합니다
· 배심원 평결은 판사를 구속하지 않습니다. 무죄 평결이 곧 무죄 확정은 아닙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형사 사건을 처리해왔습니다.
고르는 사람은 피고인입니다 - 그리고 7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절차의 출발점을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대상사건의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그 의사가 기재된 서면을 제출해야 하고, 제출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첫째, 검사나 피해자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이 제도는 피고인에게 부여된 절차적 선택권입니다.
둘째,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이 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배제결정이나 회부결정이 있거나,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되거나,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뒤에는 종전의 의사를 바꿀 수 없습니다.
7일은 짧습니다. 공소장을 받고 내용을 파악하기에도 빠듯한 기간에, 재판 방식이라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 선택을 미루다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아무 사건에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참여재판법 제5조는 대상사건을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의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포함됩니다. 형의 하한이 1년 이상으로 정해진 무거운 범죄들입니다.
다만 그것만이 아닙니다. 합의부에서 심판할 것으로 합의부가 스스로 결정한 사건도 대상이 됩니다. 법정형만으로는 단독판사 사건이더라도, 사안의 성격상 판사 세 명이 함께 심리하기로 결정하면 국민참여재판의 문이 열립니다.
이 밖에 공범 사건, 미수·교사·방조 사건, 병합해 심리하는 관련 사건도 포함됩니다. 반대로 판사 한 명이 담당하는 단독사건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닙니다.
성폭력 사건에는 특별한 조항이 있습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같은 법 제9조 제1항은 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는 사유 네 가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1호 - 배심원이나 그 친족의 생명·신체·재산에 침해 우려가 있어 출석이 어렵거나 공정한 직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
2호 - 공범 중 일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아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3호 -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경우
4호 - 그 밖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3호는 성폭력 사건에만 마련된 통로입니다. 취지는 분명합니다. 피해자가 법정에서 낯선 시민들 앞에 서서 사건 경위를 진술해야 하는 부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고려한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과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규정에 대해 합헌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2012헌바298, 2021헌바142).
그런데 '할 수 있다'이지 '해야 한다'가 아닙니다
조문을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제9조 제1항은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법원의 재량입니다.
즉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참여재판이 자동으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결정을 하기 전에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제2항), 그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할 수 있습니다(제3항).
이 국면에서는 두 개의 권리가 정면으로 만납니다. 한쪽에는 피고인이 재판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피해자가 절차에서 보호받을 이익이 있습니다. 어느 하나가 언제나 앞선다고 법이 정해 두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이 사안마다 저울질하게 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이 두 가지입니다.
피해자 측 - 반대 의사가 있다면 명확하게, 그리고 기한 안에 밝혀야 합니다. 배제결정은 공소제기 후부터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된 다음 날까지 가능하므로, 그 이후에는 의사를 표시해도 반영될 수 없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고려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피고인 측 - 왜 배심원의 판단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다투는 쟁점이 무엇이고 왜 시민의 상식적 판단이 적합한지가 드러나야, 재량 판단에서 무게가 실립니다.
배심원 평결은 판사를 구속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같은 법 제46조 제5항에 따라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습니다. 권고적 효력만 갖습니다. 배심원이 무죄로 평결해도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판부가 평결과 다르게 판단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판결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 통계를 보면 평결과 최종 판단이 일치하는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제도 시행 이후 2025년까지 1심 기준 3,189건의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됐고, 배심원 평결과 판결의 일치율은 약 94퍼센트입니다. 구속력은 없지만 실질적 영향력은 크다는 뜻입니다.
"무죄율이 높다"는 말의 진짜 의미
국민참여재판을 검토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숫자입니다.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무죄율 - 국민참여재판의 무죄율은 13.8퍼센트로, 일반 재판의 약 2.5배입니다.
그러나 해석이 필요합니다 - 이 수치는 애초에 혐의를 다투는 부인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에 몰린 결과이기도 합니다. 자백하는 사건은 신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죄율 숫자만 보고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항소율 - 국민참여재판의 항소율은 77.1퍼센트로, 1심 형사합의사건의 64.1퍼센트보다 높습니다.
특히 검사 항소율 -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사의 항소율은 54.2퍼센트로, 일반 재판의 30.8퍼센트를 크게 웃돕니다. 반면 피고인의 항소율은 47.7퍼센트로 일반 재판(53.6퍼센트)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심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검사가 항소할 가능성이 일반 재판보다 훨씬 높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을 하루 이틀 만에 끝나는 절차로 이해하고 선택했다가, 그 뒤로 항소심이 길게 이어지는 경우를 고려해야 합니다.
'보호·감독 관계'가 쟁점이 되는 죄
성폭력 사건 중에는 폭행이나 협박이 아니라 관계 자체가 구성요건이 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실무상 죄명은 피감독자간음 또는 피보호자간음입니다.
강간죄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수단입니다. 강간죄가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하는 반면, 이 죄는 위계 또는 위력이면 충분합니다. 여기서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며, 물리적 힘에 한정되지 않고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건에서는 두 가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보호 또는 감독 관계가 실제로 존재했는가, 그리고 그 관계에서 나오는 위력이 행사됐는가입니다. 형식적 직함이 아니라 실질적 영향력의 유무로 판단됩니다.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상습범은 형법 제305조의2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한 가지 더. 이 죄는 2013년 6월부터 비친고죄입니다.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고, 고소를 취소해도 절차가 종결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이 뒤따릅니다.
13년간 형사 사건을 다루며 본 갈림길
결과가 갈리는 지점을 정리합니다. 개별 사건이 특정되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바꿔 일반화했습니다.
첫째, 7일을 흘려보내는 경우입니다. 공소장을 받고 변호인을 선임하는 데만 며칠이 지나갑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는 재판 전략의 방향을 정하는 문제이므로, 공소장을 받는 즉시 검토를 시작해야 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고, 이후에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둘째, 피해자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제9조 제1항 제3호는 성폭력 피해자에게만 주어진 통로인데, 그 존재를 모른 채 지나가는 일이 있습니다. 법원은 표시되지 않은 의사를 고려할 수 없습니다. 배제를 원한다면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되기 전에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셋째, 1심 결과를 최종으로 여기는 경우입니다. 앞서 본 대로 국민참여재판은 검사의 항소율이 일반 재판의 배에 가깝습니다. 1심의 유불리와 별개로, 항소심까지 이어지는 전체 그림을 처음부터 그려야 합니다. 하루 이틀의 집중 심리라는 형식만 보고 판단할 절차가 아닙니다.
※ 위 내용은 개별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절차 진행과 결과는 사안과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형사 사건 변호사를 선임할 때 확인할 점
부산에서 성범죄나 중대 형사 사건 변호사를 선임할 때 확인할 점은 ①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전문분야 여부 ②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를 7일 이내에 판단할 수 있도록 초기에 쟁점을 정리하는지 ③ 1심뿐 아니라 항소심까지 전체 절차를 설계하는지입니다. 피해자 측 대리라면 배제결정 신청 시기와 방법을 알고 있는지가 함께 중요합니다. 부산·해운대 사건이라면 관할에 따라 부산지방법원 또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해운대구·기장군 관할)에서 절차가 진행되며, 항소심은 부산고등법원 관할입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13년간 형사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부산·울산·창원·김해·양산·대구·포항·제주 사건을 중심으로 처리하며, 의정부·남양주·김포·파주 지역 의뢰도 사건 전담 변호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처리합니다. 경찰·검찰 조사 대응은 지역과 무관하게 담당 변호사가 직접 진행합니다.
[형사 사건 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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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국민참여재판은 누가 신청할 수 있나요?
A. 피고인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검사나 피해자는 신청권이 없습니다. 법원은 대상사건의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그 의사를 기재한 서면을 제출해야 합니다. 기간 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배제결정이나 회부결정이 있거나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된 뒤에는 의사를 바꿀 수 없습니다.
Q.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반대하면 국민참여재판이 열리지 않나요?
A. 자동으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국민참여재판법 제9조 제1항 제3호는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범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법원이 배제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법원의 재량 판단 사항입니다. 법원은 결정 전에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그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가 가능합니다. 다만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고려 자체가 되지 않으므로, 반대 의사가 있다면 공판준비기일 종결 전에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Q. 배심원이 무죄로 평결하면 무죄가 확정되나요?
A. 아닙니다.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고 권고적 효력만 가지므로, 재판부가 다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평결과 다르게 판단할 때는 그 이유를 판결서에 밝혀야 하고, 실제 통계상 평결과 판결의 일치율은 약 94퍼센트로 매우 높습니다. 또한 1심 결과가 나와도 항소심이 남아 있으며, 국민참여재판은 검사의 항소율이 일반 재판보다 크게 높습니다.
Q. 피감독자간음죄는 강간죄와 무엇이 다른가요?
A. 수단이 다릅니다.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하지만, 형법 제303조 제1항의 피감독자간음죄는 업무나 고용 기타 관계로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을 행사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여기서 위력은 물리적 힘에 한정되지 않고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2013년 6월부터 비친고죄여서 고소가 없거나 취소되어도 절차가 진행됩니다.
Q. 부산에서 형사 사건 변호사를 찾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대한변호사협회 전문분야 인증 여부,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를 7일 안에 판단할 수 있도록 초기에 쟁점을 정리하는지, 1심과 항소심을 함께 설계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 측이라면 배제결정 신청의 시기와 방법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지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나의변호사'(www.klaw.or.kr)에서 지역별·분야별 전문분야 등록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평가가 아닙니다. 본 글에서 언급한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어떠한 개별 판단도 담고 있지 않으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절차 진행과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용한 통계는 공표된 자료를 옮긴 것으로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작성일(2026년 8월 26일) 기준 법령을 반영했으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관련 정보
· 법령 원문: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제5조·제8조·제9조·제46조), 형법(제303조·제305조의2), 성폭력처벌법(제10조), 법원조직법(제32조) - www.law.go.kr
· 제도 안내: 대법원 국민참여재판 - www.scourt.go.kr
· 전문분야 확인: 대한변호사협회 나의변호사 - www.klaw.or.kr
· 사무소 채널: 홈페이지 www.daehanlaw.com · 네이버 플레이스 · 네이버 블로그 · 유튜브
작성: 한병철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 13년차 · 법무법인 대한중앙 해운대 사무소 · 광고책임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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