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앱을 통해 만난 상대가 미성년자였고, 성인이 그와 성관계를 했다는 사건이 수사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온라인에는 같은 반응이 올라옵니다. "서로 동의했다는데?", "나이를 속였다면 억울한 것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 법은 16세 미만인 상대와 성인이 성관계를 하면, 동의가 있었더라도 강간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이 기준은 2020년에 13세에서 16세로 올라갔고, 헌법재판소는 2024년 이를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사건을 다루지 않고,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과 그 이유를 정리합니다. 정확히 알아야 할 규범이고, 오해가 가장 많은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정리
13세 미만 — 행위자의 나이와 무관하게 처벌(형법 제305조 제1항)
13세 이상 16세 미만 — 19세 이상인 사람이 상대면 처벌(제305조 제2항, 2020년 신설)
법정형은 강간죄의 예 — 간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폭행·협박이 없어도, 동의가 있어도 성립
헌법재판소 전원일치 합헌(2024) — 온라인·그루밍 성범죄로부터 16세 미만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
"성인인 줄 알았다"는 항변은 엄격히 배척됩니다. 말만 믿었다거나 외모가 성숙해 보였다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형사 사건을 처리해왔습니다.
1. '의제'가 무슨 뜻인가
형법 제305조의 제목은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입니다. 흔히 의제강간죄라고 부릅니다.
의제(擬制)란 법이 "그러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뜻입니다. 즉 폭행·협박이 없었더라도, 상대가 동의했더라도, 법이 이를 강간으로 간주해 처벌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일정 연령 미만의 아동·청소년은 성행위의 의미와 결과를 온전히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동의'에는 법적 효력을 주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도 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성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채 동의할 수 있고, 상대방의 행위가 성적 학대나 착취에 해당하는지 평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성행위에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 절대적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2020년, 기준이 13세에서 16세로 올라갔다
과거 우리 법의 의제강간 기준은 13세 미만이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낮은 편이라는 지적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이른바 'n번방 사건' 등 온라인 성착취 사건을 계기로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2020년 5월 19일 형법 제305조 제2항이 신설됐습니다.
현재 구조는 이렇습니다.
상대의 나이 | 처벌되는 행위자 | 근거 |
|---|---|---|
13세 미만 | 모든 사람 (나이 불문) | 제305조 제1항 |
13세 이상 16세 미만 | 19세 이상인 사람 | 제305조 제2항 |
제2항이 행위자를 '19세 이상'으로 제한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또래 청소년 사이의 자연스러운 교제까지 처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미국 일부 주의 이른바 '로미오와 줄리엣 법'을 참고한 입법으로 이해됩니다. 즉 이 조항이 겨냥하는 것은 성인이 어린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상황입니다.
3. 처벌 수위 — 강간죄와 같다
제305조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고 정합니다. 즉 강간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는 뜻입니다.
행위 | 준용 조문 | 법정형 |
|---|---|---|
간음(의제강간) | 제297조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유사성교(의제유사강간) | 제297조의2 | 2년 이상의 유기징역 |
추행(의제강제추행) | 제298조 | 10년 이하 징역 또는 |
치상 결과 | 제301조 | 무기 또는 5년 이상 |
주목할 점은 간음의 경우 벌금형이 없고 하한이 징역 3년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2020년 개정으로 예비·음모도 처벌됩니다(제305조의3, 3년 이하 징역). 미수범 역시 강간죄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4. "몰랐다"는 왜 통하지 않나
실무에서 가장 흔한 항변이 "상대가 성인이라고 해서 믿었다", "외모가 성인 같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의제강간은 상대의 나이에 대한 인식(고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합니다. "어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대로 나아갔다면 고의가 인정됩니다.
법원은 연령을 인식하지 못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고의를 부정합니다. 그리고 다음은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나이를 속였고 그 말만 믿은 경우
사진이나 외모가 성숙해 보였다는 사정
채팅앱의 프로필에 성인으로 기재돼 있었다는 사정
※ 오히려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는 사정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원 확인이 되지 않는 경로로 만났다면 나이를 확인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법원이 연령 인식을 부정한 사례들은 객관적 확인 노력이 있었는지를 세밀히 따집니다. "물어봤다"는 확인이 아닙니다.
5.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본 이유
이 조항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이 여러 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습니다.
헌재의 논리는 두 가지였습니다.
절대적 보호의 필요성 — 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은 성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채 동의할 수 있고, 상대의 행위가 성적 학대나 착취인지 평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성행위에 나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라인·그루밍 성범죄 대응 — 헌재는 이 조항의 입법 취지가 "날이 갈수록 수법이 정교해지는 온라인 성범죄나 그루밍 성범죄로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채팅앱을 통한 접근이야말로 이 조항이 정면으로 겨냥한 상황입니다. "온라인에서 만나 서로 동의했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아니라, 입법자가 처음부터 막으려던 바로 그 유형입니다.
6. 죄는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미성년자 대상 사건은 여러 법률이 중첩 적용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동·청소년 성매수 —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이를 권유·유인하는 행위를 별도로 중하게 처벌합니다. 의제강간과 별개의 죄입니다.
성착취물 제작 —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한 사람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소지·시청도 처벌 대상입니다.
아동복지법 — 성적 학대행위가 인정되면 아동복지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 죄들은 형법 제37조의 경합범으로 묶여 형이 가중됩니다(제38조). 또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공개, 취업제한 등 보안처분이 병과됩니다. 형기를 마쳐도 그 이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7. 피해 아동·청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
이 부분은 반드시 알려져야 합니다.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을 처벌 대상으로 보던 과거의 틀은 폐지됐고, 현재는 보호와 지원의 대상인 '피해아동청소년'으로 다룹니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신고를 막던 가장 큰 장벽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아이가 "나도 처벌받을까 봐" 신고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는 피해자입니다. 스스로 채팅앱에 접속했든, 처음에 응했든, 그것은 성인의 책임을 덜어주지 않고 아이의 책임을 만들지도 않습니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뢰관계인 동석·진술 보호 — 조사 과정에서 반복 진술을 최소화하고 신원을 보호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8. 보호자와 청소년이 알아둘 것
채팅앱은 나이 확인이 사실상 형해화된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가 점검할 지점을 정리합니다.
낯선 사람과의 만남 제안 —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이 만남을 제안하거나, 돈·선물·용돈을 언급하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입니다.
추궁이 아니라 안전 확보 — 아이가 이미 피해를 입었다면 "왜 그랬느냐"는 추궁이 아이의 입을 닫습니다. 아이는 잘못이 없습니다.
증거 보전 — 대화·계정·기록을 지우지 말고 캡처해 두어야 합니다. 지우면 처벌 근거가 사라집니다.
상담·신고 — 긴급하면 112, 24시간 상담은 여성긴급전화 1366, 청소년 상담은 1388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유포 우려가 있으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d4u.stop.or.kr)에서 무료 삭제지원을 받을 수 있고, 보호자가 대리 신청할 수 있습니다.
9. 13년간 형사 사건을 다루며 본 오해
이 영역에서 반복해서 마주친 잘못된 인식을 정리합니다. 개별 사건이 특정되지 않도록 일반화했습니다.
첫째, "동의가 있었으니 다르다"는 인식입니다. 의제강간은 동의의 유무를 아예 따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은 구성요건을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이 지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합의된 관계였다"고 진술하는 것은 방어가 아니라 자백에 가깝습니다.
둘째, "속았으니 억울하다"는 인식입니다. 상대가 나이를 속였다는 사정은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기 매우 어렵습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확인 의무를 다했는가이지, 속았는가가 아닙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면 그 요구 수준은 더 높습니다.
셋째, "합의하면 끝난다"는 인식입니다. 이 유형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공소는 제기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피해 아동에게 접촉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이자 별도의 위험이 됩니다.
※ 위 내용은 개별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죄책과 양형은 증거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 부산에서 피해자 조력 변호사를 선임할 때 확인할 점
부산·해운대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관할에 따라 부산지방법원 또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해운대구·기장군 관할)에서 절차가 진행됩니다.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를 조력할 변호사를 찾는다면 확인할 점은 ①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전문분야 여부 ② 증거 보전과 삭제지원·수사를 함께 설계하는지 ③ 아동·청소년 피해자 조사 절차 경험이 있는지입니다. 초기 증거 확보와 지원제도 연계가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13년간 형사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부산·울산·창원·김해·양산·대구·포항·제주 사건을 중심으로 처리하며, 세종·천안·광주·전주 지역 의뢰도 사건 전담 변호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처리합니다.
상담 안내
법무법인 대한중앙 해운대 사무소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554 라온제이빌딩 7층
대표전화 1533-7377
카카오톡 상담 · www.daehanlaw.com
자주 묻는 질문
Q. 서로 동의했어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됩니다. 형법 제305조는 13세 미만인 사람에 대해서는 행위자의 나이와 무관하게,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에 대해서는 19세 이상인 사람이 상대인 경우 간음·추행을 강간죄 등의 예로 처벌합니다.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이 없어도 되고, 피해자의 동의가 있어도 성립합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이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습니다.
Q. 의제강간의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강간죄와 같습니다. 간음의 경우 형법 제297조의 예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벌금형이 없습니다. 유사성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상해에 이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2020년 개정으로 예비·음모도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Q. 상대가 나이를 속였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매우 어렵습니다. 법원은 연령을 인식하지 못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고의를 부정하는데, 상대방의 말만 믿었다거나 외모가 성숙해 보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고의가 인정되며,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면 나이 확인의 필요성이 더 크게 평가됩니다.
Q. 성매매에 유입된 아이도 처벌받나요?
A. 처벌받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을 처벌 대상으로 보던 과거의 틀은 폐지됐고, 현재는 보호와 지원을 받는 피해아동청소년으로 다룹니다. 아이가 스스로 채팅앱에 접속했거나 처음에 응했더라도 그것이 성인의 책임을 덜어주거나 아이의 책임을 만들지 않습니다.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조력도 받을 수 있습니다.
Q.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요?
A. 대화·계정·기록을 지우지 말고 캡처해 보전한 뒤 신고하십시오. 긴급하면 112, 24시간 상담은 여성긴급전화 1366, 청소년 상담은 1388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촬영물 유포 우려가 있으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d4u.stop.or.kr)에서 무료 삭제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보호자가 대리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추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평가가 아닙니다. 재판이 확정되기 전의 피의자·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죄책과 양형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작성일(2026년 7월 15일) 기준 법령을 반영했으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곳 · 관련 정보
· 긴급: 112 / 여성긴급전화 1366(24시간) / 청소년 상담 1388
· 삭제지원: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02-735-8994 · d4u.stop.or.kr
· 법령 원문: 형법 (제297조·제298조·제305조)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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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소 채널: 홈페이지 · 네이버 플레이스 · 네이버 블로그
작성: 한병철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 13년차 · 법무법인 대한중앙 해운대 사무소 · 광고책임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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