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대화방에 올린 한 문장, 아파트 게시판에 붙인 안내문, 커뮤니티 댓글에 적은 짧은 초성 표현. 이런 사소해 보이는 말이 고소장으로 돌아오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반대로 명백한 피해를 입고도 어떤 죄명으로, 언제까지 고소해야 하는지 몰라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성립 요건, 처벌 수위, 그리고 언제까지 고소할 수 있는지가 전혀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두 죄의 경계선과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핵심 정리
두 죄를 가르는 기준은 구체적 사실의 적시 여부입니다. 사실을 적시하면 명예훼손, 적시 없이 경멸적 표현만 하면 모욕입니다.
둘 다 공연성과 특정성이 필요합니다. 사실이 진실이어도 명예훼손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307조 제1항).
모욕죄는 친고죄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312조 제2항).
온라인 게시·댓글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고, 이때는 비방할 목적이 별도로 요구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해운대 사무소 · 한병철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는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형사·부동산 사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1.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무엇이 다른가
두 죄는 모두 사람의 외부적 명예, 즉 사회적 평가를 보호합니다. 보호하는 대상이 같기 때문에 구별 기준은 행위의 모습, 곧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는지에 있습니다.
명예훼손 — "저 사람은 전과자다", "○○이 회삿돈을 빼돌렸다"처럼 시간·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를 드러낸 경우. 증거로 증명할 수 있는 진술이어야 합니다.
모욕 — 구체적 사실 없이 "쓰레기 같은 인간", 욕설, 경멸적 호칭처럼 추상적 판단이나 감정만 표시한 경우.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은 '허위'의 반대말이 아니라 '의견'의 반대말입니다. 즉 적시한 내용이 진실이어도 명예훼손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진실이면 제1항, 허위이면 가중된 제2항이 적용될 뿐입니다.
2. 공통 요건 — 공연성과 특정성
공연성: 한 사람에게만 말해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같은 판결은 제한 기준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특정 소수에게만 말한 경우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이 되며,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배우자·친척·친구 등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이거나 직무상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지위라면 공연성이 부정됩니다. 이때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그럼에도 전파될 수 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행위자에게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특정성: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두 죄 모두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명이 없더라도 직책·거주지·사진·아이디 등 주변 정황을 종합해 그 사람임을 알아볼 수 있으면 특정성이 인정됩니다. 온라인 사건에서 공연성은 대체로 쉽게 충족되므로, 실제 다툼은 특정성에서 갈리는 일이 많습니다.
모욕죄는 '기분 나쁨'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모욕 여부를 피해자의 주관적 명예감정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상대를 불쾌하게 할 정도의 무례하거나 예의에 벗어난 표현, 부정적·비판적 의견을 나타내면서 사용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은 원칙적으로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4719 판결,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2도15971 판결 등).
3. 조문별 처벌과 소추요건 한눈에 보기
죄명 | 근거 | 법정형 | 소추요건 | 공소시효 |
|---|---|---|---|---|
명예훼손 | 형법 제307조 제1항 |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반의사불벌죄 | 5년 |
명예훼손 | 형법 제307조 제2항 |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반의사불벌죄 | 7년 |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 형법 제309조 | 제1항 3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 / 제2항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 | 반의사불벌죄 | 5년 / 7년 |
모욕 | 형법 제311조 |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 친고죄(고소기간 6개월) | 5년 |
사이버 명예훼손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반의사불벌죄 | 5년 |
사이버 명예훼손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 |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 반의사불벌죄 | 7년 |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의 법정형 기준을 적용한 것입니다.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에는 시효가 정지되는 등 예외가 있어(같은 법 제253조), 개별 사안에서는 기산점과 정지 사유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망한 사람에 대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형법 제308조 사자명예훼손죄가 적용되며, 이 죄는 모욕죄와 마찬가지로 친고죄입니다(형법 제312조 제1항).
4. 온라인이라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를 먼저 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블로그, SNS, 오픈채팅방 게시글처럼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은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법정형이 높은 이유는 전파 범위와 속도의 차이 때문입니다.
다만 이 조문에는 형법에 없는 관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입니다.
비방 목적은 고의와 별개의 주관적 구성요건요소이며, 그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적시한 내용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것이라 해서 비방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을 서로 반대되는 관계로 봅니다. 행위자의 주요 동기가 공공의 이익에 있다면, 부수적으로 사익적 동기가 섞여 있어도 비방 목적은 부정됩니다.
따라서 소비자 후기, 공공기관 비판, 내부 문제 제기처럼 공익적 성격이 있는 글이라면 비방 목적 부정을 통해 무죄가 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반대로 고소를 준비하는 입장이라면, 상대의 게시 경위와 표현 방식에서 비방 목적을 뒷받침할 정황을 초기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5. 위법성 조각 — 진실 + 공공의 이익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두 요건을 함께 살펴봅니다.
진실한 사실 — 내용 전체의 취지에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면 됩니다. 세부에 약간의 차이나 다소의 과장이 있어도 무방합니다.
공공의 이익 — 주요한 동기가 공익이면, 부수적으로 사익적 목적이 섞여 있어도 제310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적용 범위입니다.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에만 적용됩니다. 허위사실 적시(제307조 제2항), 사자명예훼손(제308조), 출판물에 의한 허위 명예훼손(제309조 제2항)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6. 고소기간과 처벌불원 — 시점이 결론을 바꿉니다
모욕죄(친고죄) —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범인을 알게 된 날'은 고소권자가 고소할 수 있을 정도로 범죄사실과 범인을 확정적으로 인식한 날을 말합니다.
명예훼손죄(반의사불벌죄) — 고소기간 제한은 없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 의사표시나 철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실무에서 이 두 줄이 사건의 방향을 바꿉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게시글을 언제 확인했는지 입증할 자료가 없으면, 법원이 게시 시점부터 6개월을 계산해 고소기간 도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의자 입장에서는 처벌불원 의사를 받아내는 시점이 제1심 판결 선고 전인지가 결정적입니다.
7.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
13년간 형사 사건을 다루며 명예훼손·모욕 사건에서 가장 자주 본 실수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증거를 나중에 모으려 하는 것입니다. 게시글과 댓글은 삭제되거나 수정됩니다. 화면 캡처 하나만으로는 게시 시각, 작성 계정, 노출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URL과 게시 시각이 함께 드러나도록 화면 전체를 저장하고, 조회수·댓글 수처럼 전파 정도를 보여주는 요소를 남겨두는 것이 이후 공연성 판단에 쓰입니다.
둘째, 죄명을 잘못 잡고 6개월을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욕설과 사실 적시가 한 글에 섞여 있는 경우, 사실 적시 부분은 명예훼손으로 다투면서 욕설 부분은 모욕으로 함께 문제 삼아야 하는데, 명예훼손만 생각하다가 모욕죄의 고소기간을 넘기는 사례를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표현을 문장 단위로 쪼개어 어느 조문에 걸리는지 먼저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부산 해운대구·수영구·남구·기장군에서 발생한 사건은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이, 동래구·연제구·금정구 등은 부산지방법원 본원이 재판을 관할합니다. 수사 단계의 담당 경찰서와 대응 검찰청이 달라지므로, 초기 고소장 제출처를 정할 때부터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8. 불송치·불기소 결정을 받았다면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접수 건수에 비해 기소율이 낮은 편이고,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인은 여기서 절차가 끝난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다음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경찰 불송치 결정 → 고소인은 해당 사법경찰관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검사 불기소 처분 →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고등검찰청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검찰청법 제10조).
항고 기각 → 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60조).
각 단계의 기간은 짧고, 도과하면 그대로 확정됩니다. 불송치 이후 대응의 구체적 절차는 별도 글에서 단계별로 정리해 두었으니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9. 부산에서 명예훼손·모욕 사건 변호사를 선임할 때 확인할 점
같은 표현이라도 죄명, 소추요건, 시효가 달라지는 영역이라 초기 판단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때 확인하면 좋은 항목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전문분야 여부 — 형사 사건이라면 형사전문 인증 여부를 확인합니다.
해당 분야 실무 경험 — 고소 대리와 피의자 방어는 접근이 다릅니다. 어느 쪽 경험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초기 대응 가능성 — 증거 보전과 고소기간 계산이 첫 주에 이루어질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부산·울산·창원·김해·양산·대구·포항·제주 사건을 처리해 왔으며, 서울·경기·대전·광주 지역 의뢰도 사건 전담 변호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처리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실을 그대로 말했는데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은 '허위'가 아니라 '의견'에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죄는 성립할 수 있고, 다만 그 사실이 진실하면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형법 제310조에 따라 처벌되지 않습니다.
Q.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한 말도 공연성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2020도5813 전원합의체). 다만 특정 소수에게만 말한 경우는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이 되고, 상대가 배우자·친척·친구 등 친밀한 관계라면 원칙적으로 공연성이 부정되며,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Q. 모욕죄는 언제까지 고소할 수 있나요?
A.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온라인 게시물의 경우 게시물을 확인한 시점을 입증할 자료가 없으면 게시 시점부터 기간이 계산될 수 있으므로, 발견 시점을 기록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부산에서 명예훼손·모욕 사건 변호사를 찾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대한변호사협회 전문분야 인증 여부, 해당 분야 실무 경험, 초기 대응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에서 형사 사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작성일 기준 법령을 반영했으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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