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오랜 기간 돌보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배우자가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례가 보도되며 사회적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런 사건을 접하면 “돌보지 않은 것도 살인이 되나”, “유기죄와는 뭐가 다른가”, “시체유기와는 어떻게 구별되나” 같은 의문이 생깁니다. 이 글은 특정 사건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해당 사안의 사실관계와 유무죄 판단은 법원의 몫입니다), 그 배경이 되는 유기죄·유기치사·부작위에 의한 살인, 그리고 시체유기의 법리를 일반론으로 정리하기 위한 것입니다.
3줄 핵심 정리
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방치하면 유기죄(형법 제271조)가, 그로 인해 사망하면 유기치사(제275조)가 문제 됩니다.
② 방치가 사망에 대한 고의로까지 인정되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형법 제250조·제18조)이 될 수 있습니다. 유기치사와 살인은 ‘고의’에서 갈립니다.
③ 시체유기(형법 제161조)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대상으로 하는 별개의 죄로, 살아 있는 사람을 방치한 경우와는 다릅니다.
※ 이런 형사사건은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부산 해운대 거점)가 다뤄온 분야입니다.
1. 먼저 개념부터 — 네 가지를 구별해야 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성립 요건과 법정형이 전혀 다른 개념들입니다. 먼저 큰 틀을 정리합니다.
개념 | 핵심 | 근거 |
|---|---|---|
유기죄 | 보호의무자가 요보호자를 방치 | 형법 제271조 |
유기치사 | 유기의 결과로 사망(사망의 고의 없음) | 형법 제275조 |
부작위 살인 | 방치하면서 사망을 인식·용인(고의) | 형법 제250조·제18조 |
시체유기 | 이미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유기·은닉 | 형법 제161조 |
즉 피해자가 살아 있는 동안의 ‘방치’는 유기·유기치사·부작위 살인의 문제이고, 사망한 뒤의 시신 처리는 시체유기의 문제로 국면이 완전히 다릅니다.
2. 유기죄 —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사람의 방치 (형법 제271조)
형법 제271조 제1항은 나이가 많거나 어림, 질병, 그 밖의 사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자가 유기한 경우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한 존속유기는 가중). 여기서 핵심은 ‘보호할 의무(보호의무)’가 있는 사람만 주체가 된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유기죄가 성립하려면, 보호의무자가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부조(도움)의무를 게을리한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상대가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알면서 도움을 주지 않은 정황이 인정돼야 합니다.
3. 부부는 서로 보호할 의무가 있다 — 법률상 보호의무 (민법 제826조)
그렇다면 ‘보호의무’는 어디서 나오는가. 대표적인 것이 부부간의 부양의무입니다. 민법 제826조 제1항은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이 부부간 부양의무가 유기죄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의무’에 포함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4018 판결 등). 부모와 자녀 사이처럼 법률상 보호·부양 관계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단순한 동거나 교제만으로는 이 의무가 당연히 생기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사실혼이라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의무를 인정하지만, 그러려면 혼인의 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하고, 단순 동거·간헐적 관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즉 ‘누가 보호의무를 지는가’가 사건의 출발점이 됩니다.
4. 방치로 사망하면 — 유기치사와 부작위 살인의 갈림길
보호의무자가 요보호자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면, 우선 유기치사(형법 제275조)가 문제 됩니다. 유기치사가 성립하려면 먼저 유기죄가 성립해야 하므로, 앞서 본 보호의무·인식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합니다.
그런데 같은 ‘방치’라도 더 무겁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8조는 “위험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는 자가 그 위험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한다”고 정합니다(부작위범). 보호의무 있는 사람이 죽음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방치했고, 그 과정에서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용인(미필적 고의를 포함한 살인의 고의)이 인정되면, 이는 유기치사를 넘어 부작위에 의한 살인(형법 제250조·제18조)이 됩니다.
결국 유기치사와 부작위 살인을 가르는 핵심은 ‘사망 결과에 대한 고의’입니다. 사망을 인식·용인했다면 살인, 그렇지 않고 결과로서 사망에 이른 것이라면 유기치사에 가깝습니다. 이 고의의 인정 여부는 방치의 기간·정도, 상태의 위중함에 대한 인식, 도움을 줄 수 있었는지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5. 시체유기는 별개의 죄 — 형법 제161조
흔히 혼동하지만, 시체유기(사체유기)는 위 개념들과 전혀 다른 죄입니다. 형법 제161조 제1항은 시체, 유골, 유발 또는 관 속에 넣어 둔 물건을 손괴·유기·은닉·영득한 경우를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정합니다. 즉 시체유기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살아 있는 동안 방치한 사안은 시체유기가 아니라 유기·유기치사·부작위 살인의 문제입니다. 다만 사망 이후 별도로 시신을 은닉·유기한 정황이 있다면, 살인 등과 시체유기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언제, 무엇을 대상으로 한 행위인가’에 따라 적용 죄명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6. 실무에서 결정적인 것
13년간 형사 사건을 다루면서,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대부분 ‘인식’과 ‘고의’의 입증이었습니다. 보호의무가 있다는 점 자체는 부부·부모자녀 관계에서 비교적 명확하지만, 상대가 도움이 필요한 위중한 상태라는 것을 언제부터 어느 정도로 알았는지, 그리고 사망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유기치사와 살인을 가르는 실질적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감정적 단정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당시 상태에 대한 인식의 정도, 취한 조치의 유무, 시간의 경과 등을 객관적 자료로 정밀하게 따져야 합니다. 피고인·피해자 유족 어느 쪽이든,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7. 부산에서 형사사건 변호사를 찾을 때 확인할 점
유기치사·부작위 살인처럼 죄명과 고의 판단이 핵심인 사건에서 변호사를 찾을 때는 다음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①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전문분야(형사) 여부, ② 형사 분야 실무 경험, ③ 수사 초기 단계부터 대응이 가능한지입니다. 적용 죄명과 고의 인정 여부가 초기 대응에서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등 영남권과 제주 사건을 다뤄왔고, 경기·대전·광주 등 다른 지역 의뢰도 직접 처리하고 있습니다.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 변호사가 직접 맡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가족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 것도 살인이 될 수 있나요?
될 수 있습니다. 보호의무가 있는 사람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방치하고, 그 과정에서 사망을 인식·용인한 고의가 인정되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형법 제250조·제18조)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유기치사(제275조)가 문제 됩니다.
Q2. 유기죄는 누구에게나 성립하나요?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사람에게만 성립합니다(형법 제271조). 부부간 부양의무(민법 제826조), 부모의 보호의무 등이 대표적입니다. 단순 동거·교제만으로는 이 의무가 당연히 생기지 않습니다.
Q3. 시체유기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시체유기(형법 제161조)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유기·은닉하는 별개의 죄입니다. 피해자가 살아 있는 동안의 방치는 유기·유기치사·부작위 살인의 문제이고, 사망 이후 시신을 은닉·유기하면 시체유기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4. 부산에서 형사사건 변호사를 찾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대한변호사협회 전문분야(형사) 인증 여부, 형사 실무 경험, 수사 초기 대응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관련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평가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언급된 사안의 사실관계와 유무죄 판단은 법원의 몫이며, 죄명·고의 인정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은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작성일(2026년 7월 1일) 기준 법령을 반영했으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해운대 사무소 ·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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