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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14일조회 8

합의금을 너무 많이 요구하는데 그대로 줘야 하나요?

Q. 질문 내용

교통사고 뒤에 상대방이 합의금으로 생각보다 훨씬 큰 금액을 부르고 있습니다. 치료비와 수리비를 합쳐도 그 절반이 안 되는데, 안 주면 처벌받게 하겠다고 합니다. 요구한 금액을 다 줘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합의금의 적정선과 합의가 없을 때의 대안을 함께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요구액을 그대로 맞춰 줄 의무는 없고, 합의가 깨져도 양형에 반영시킬 다른 통로가 남아 있습니다.

■ 합의금에 정해진 기준이 있습니까

법에는 액수를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형법 제51조가 양형의 조건으로 범인의 연령과 성행,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네 가지를 들고 있을 뿐입니다. 합의는 이 가운데 마지막 항목인 범행 후의 정황에 들어가는 사정이고, 그래서 액수 자체보다 피해가 실제로 회복되었는지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는지가 중요하게 봅니다. 상대가 부른 금액이 곧 시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 액수가 과한지 무엇으로 따집니까

네 가지를 놓고 비교하십시오. ① 진단서, 영수증, 수리 견적처럼 실제 손해를 보여 주는 자료가 요구액을 뒷받침하는지, ② 같은 사건으로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했을 때 인정될 만한 범위와 견주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③ 죄명이 피해자의 의사에 좌우되는 유형인지, ④ 본인의 지급 능력으로 실제 이행이 가능한 금액인지입니다. 특히 세 번째가 협상력을 좌우합니다. 협박죄처럼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는 합의의 무게가 크고, 그렇지 않은 죄는 합의가 없어도 처벌 수위를 낮출 길이 따로 있습니다.

■ 지나친 요구가 범죄가 되기도 합니까

됩니다. 다만 선이 있습니다. 금액을 높게 부르는 것 자체는 협상이고, 여기에 해악을 알리는 수단이 붙을 때 문제가 됩니다. 형법 제350조의 공갈은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협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 회사에 알리겠다거나 가족에게 퍼뜨리겠다는 말을 덧붙여 돈을 받아낸 정황이 있다면 녹음과 문자를 날짜순으로 보관해 두십시오.

■ 합의가 끝내 안 되면 어떻게 합니까

공탁법이 정한 형사공탁 절차가 있습니다.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를 몰라도 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과 사건번호, 조서에 적힌 피해자 표시로 공탁할 수 있도록 특례가 마련되어 있어, 상대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인적사항을 알려 주지 않는 경우에 씁니다. 공탁을 했다고 합의와 같은 효과가 생기지는 않으나 피해 회복을 위해 실제로 돈을 내놓았다는 사정은 기록에 남습니다. 금액은 요구액이 아니라 손해의 객관적 범위를 기준으로 정하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 합의서에 무엇을 적어야 합니까

문구가 빠지면 낸 돈이 헛돌 수 있습니다. ①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한 문장으로 적고, ② 이 사건과 관련한 민사상 청구를 더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고, ③ 지급 방법과 날짜, 분할이면 각 회차를 특정하고, ④ 작성일과 당사자의 신분 확인 자료를 함께 남깁니다. 돈을 건넨 증빙은 계좌이체로 남기는 편이 낫고, 합의서 원본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할 수 있게 보관하십시오.

■ 언제 합의하는 것이 좋습니까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수사 단계에서 합의가 되면 검사의 처분 자체가 가벼워질 여지가 생기고, 기소된 뒤라면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합의서나 공탁서가 재판부에 들어가야 양형에 반영됩니다. 반대로 급하게 서두르면 액수가 올라가기 쉽습니다. 상대가 기간을 압박하며 금액을 올리는 상황이라면 혼자 답을 주지 마십시오. 죄명과 처분 시점을 확인한 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 순서를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51조, 제283조, 제350조 · 공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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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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