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떨어진 지갑을 주워 주머니에 넣은 사람과 남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낸 사람은 같은 물건을 가져갔어도 전혀 다른 죄로 다루어집니다. 앞의 것은 점유이탈물횡령, 뒤의 것은 절도입니다. 법정형이 몇 배나 벌어지고 전과로 남는 무게도 달라지는데, 실제 사건에서는 어느 쪽인지가 한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죄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이고 실무에서는 어떤 사정을 따지는지 정리했습니다.
법정형이 얼마나 벌어지나
먼저 숫자부터 보는 편이 빠릅니다.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반면 유실물이나 표류물, 그 밖에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그칩니다. 징역의 상한이 여섯 배 차이입니다.
가중 규정에서도 갈립니다. 절도는 상습으로 범하면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야간에 주거에 침입해 저지르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올라갑니다. 흉기를 지니거나 둘 이상이 합동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점유이탈물횡령에는 이런 가중 조항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갈림길은 결국 무엇인가
하나뿐입니다. 가져갈 당시 그 물건이 누군가의 점유 아래에 있었는지입니다.
점유 아래에 있던 물건을 그 의사에 반해 자기 지배로 옮기면 절도이고, 이미 아무의 지배도 받지 않게 된 물건을 가지면 점유이탈물횡령입니다. 물건의 값이나 가져간 사람의 형편은 이 구분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주의할 것은 점유가 손에 쥐고 있는 상태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잠시 자리를 비웠어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고 있어도 점유는 이어집니다. 사람이 그 자리에 없다는 사실만으로 물건이 점유를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절도 | 타인의 점유 아래 있는 재물.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
| 점유이탈물횡령 | 점유를 벗어난 재물.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과료입니다. |
| 횡령 | 맡아 보관하던 재물.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
| 장물 취득 | 범죄로 얻은 물건인 줄 알고 받은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
| 상습 가중 | 절도에는 2분의 1까지 가중이 붙고, 점유이탈물횡령에는 없습니다. |
주인이 자리에 없어도 절도가 되는 이유
실제 사건이 갈리는 지점은 관리자의 점유입니다. 물건이 놓인 장소가 누군가의 관리 아래에 있으면, 주인의 점유가 끊겼더라도 그 장소를 관리하는 사람의 점유가 이어진다고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구장 탁자 위에 놓인 휴대전화, 음식점 의자에 걸린 외투, 병원 대기실 의자에 남겨진 가방이 그런 예로 논의됩니다. 관리자가 있는 공간에서는 잃어버린 물건도 완전히 주인 없는 상태가 되지 않는다는 발상입니다.
반대로 관리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넓은 길이나 공원이라면 점유가 이탈했다고 볼 여지가 커집니다. 결국 장소의 성격, 물건이 놓여 있던 시간, 주인이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주인이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고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지하철 좌석과 승강장, 택시 뒷좌석처럼 판단이 엇갈릴 수 있는 장소도 있습니다.
세 가지 재물죄의 자리
절도는 남의 점유를 깨뜨리는 죄, 점유이탈물횡령은 점유를 벗어난 물건을 자기 것으로 삼는 죄, 횡령은 맡아 보관하던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죄입니다.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온 경위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주운 물건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간단합니다. 유실물법에 따라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경찰관서에 제출하면 됩니다.
-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에 물건을 제출합니다.
- 주운 장소와 시각을 적은 습득신고서를 작성합니다.
- 경찰이 공고를 하고 주인을 찾습니다.
- 주인이 나타나면 법이 정한 비율의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공고 후 6개월 안에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습득자가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땅속에서 나온 매장물은 기간이 다릅니다. 공고 후 1년이 지나야 발견자가 소유권을 얻고, 남의 토지에서 발견한 것이라면 토지 소유자와 절반씩 나눕니다.
신고를 미루면 보상금을 청구할 권리와 소유권을 얻을 기회를 함께 잃습니다. 며칠 두었다가 마음을 바꾼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자기 것으로 삼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니 주운 그날 처리하십시오.
카드나 휴대전화를 함께 가져갔다면
죄가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갑을 주운 행위와 그 안의 카드를 쓴 행위는 따로 평가됩니다.
현금자동지급기에서 돈을 뽑았다면 기계를 관리하는 쪽이 점유하던 현금을 가져간 것으로 보게 되고, 가맹점에서 결제했다면 신용카드 관련 법령의 부정사용이 함께 검토됩니다. 계좌이체를 했다면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한 행위가 문제 됩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에 있는 사진이나 대화를 들여다보고 퍼뜨리면 정보통신망 관련 법령이 따로 적용됩니다. 물건 값이 작다고 사건이 가벼워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족 사이라면 결론이 달라지나
절차가 달라집니다. 형법은 친족 사이의 범행에 관한 규정을 절도와 점유이탈물횡령에 모두 준용하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에 개정된 현행 조문은 피해자의 친족인 사람이 저지른 경우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도 고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친족이 아닌 공범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밖의 사람과 함께한 사안이라면 그 사람은 그대로 처벌 대상입니다.
조사에서는 무엇이 다투어지나
경찰 조사에서 되풀이되는 질문은 세 가지입니다.
- 물건이 놓여 있던 장소가 누구의 관리 아래였는지
- 주인이 얼마나 떨어져 있었고 언제 알아차렸는지
- 가져간 뒤 돌려줄 기회가 있었는데 그대로 두었는지
여기에 따라 같은 행동이 절도로도, 점유이탈물횡령으로도 정리됩니다. 폐쇄회로 영상과 시각이 남은 결제 기록이 판단의 뼈대가 되므로,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기 전에 자료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피해 회복도 결과를 좌우합니다. 물건을 그대로 돌려주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처분이 가벼워지는 사안이 많습니다. 다만 연락 방법이나 합의 내용이 잘못되면 다른 문제가 생기므로 변호사와 함께 진행하십시오.
정리
두 죄를 가르는 기준은 가져갈 당시 그 물건에 누군가의 점유가 남아 있었는지 하나입니다. 관리자가 있는 공간에 놓인 물건은 주인이 자리를 비웠어도 절도로 평가될 수 있고, 관리 주체가 없는 길에 떨어진 물건은 점유이탈물횡령의 영역에 들어갑니다.
주운 물건은 유실물법에 따라 경찰관서에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고, 공고 후 6개월이 지나야 습득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갑니다. 카드나 휴대전화를 함께 쓴 경우에는 별개의 죄가 더해지므로 처음부터 사건의 범위를 넓게 잡고 대응해야 합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28조, 제329조, 제330조, 제331조, 제332조, 제344조, 제355조, 제360조, 제361조, 제362조 · 민법 제253조, 제254조 · 유실물법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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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길에 떨어진 지갑을 주웠는데 절도로 조사를 받으라고 합니다.
주운 장소가 누군가의 관리 아래에 있었는지가 판단을 가릅니다. 음식점이나 당구장처럼 관리자가 있는 공간이면 절도로 정리될 수 있으므로, 장소와 시각이 담긴 영상 자료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운 물건을 며칠 가지고 있다가 돌려주려 했습니다.
가져간 뒤 자기 것으로 삼았다고 평가되는 시점이 지나면 이미 범죄가 성립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자진해서 돌려주고 피해가 회복된 사정은 처분을 정할 때 고려되므로 반환 경위를 정리해 두십시오.
주운 카드로 몇 만원을 결제했습니다.
지갑을 가진 행위와 카드를 쓴 행위는 따로 평가됩니다. 가맹점 결제는 신용카드 관련 법령의 부정사용이, 현금 인출은 기계를 관리하는 쪽의 현금을 가져간 것이 문제 되므로 사건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가족의 물건을 가져간 경우에도 처벌되나요?
피해자의 친족이 저지른 절도와 점유이탈물횡령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친족이 아닌 사람이 함께했다면 그 사람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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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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